Page 32 - 창의야놀자 - 초보자가 만든 한약재 식물 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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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식물 표본화 제작 취지
압화는 생화나 나뭇잎을 눌러서 말린 그림을 말한다. 한약재 산업학과에서는 특성상 많은 약재를 익혀야한다. 보통 초봄에서 가을까지 자생 또는 재배하
는 약재는 그 수가 매우 많고 다양하다. 목본류에서 자라는 것은 나뭇잎 또는 줄기 열매 등을 잘라 약재로 사용하고, 초본류는 잎과 줄기 뿌리 등을 이
용한다. 약초의 모양새는 계절에 따라 어린순과 다 자란 잎의 색상 형태를 달리하고 꽃이 피면서 그 모양새를 갖추어 나간다. 때로는 꽃이 아직 피지
않은 상태에서 잎만 확인하고 약초가 무엇인지 알기 어려울 때가 많다. 더구나 잎의 배열이나 작은 모양새의 차이에 따라 약초가 될 수도 있고 독초가
될 수도 있다. 식물 표본은 이러한 약초를 구분하고 익히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시중에는 식물의 잎과 사진을 찍어 이름을 구분하는데 가장 도움이 되는 방법으로 식물도감이라는 책을 발간하여 이 분야를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사진이라는 과학 분야가 없었을 시절에는 어른들의 도움에 의지해 해마다 나는 약초들을 익히고 분간해 왔을 것이라 생각된다. 이름
이 구전되는 특성상 정확한 명칭을 기억하기 어렵고 한자어로도 동시에 사용되기 때문에 경험이 많이 필요한 것이라 생각된다. 그에 비하여 현대에서는
많은 관심만 있다면 지천에 깔린 약초들을 공부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다.
하지만 실물을 직접 눈으로 보지 않고 식물을 알아간다는 것은 매우 어렵다. 사진 상으로는 실제 크기가 가늠이 되지 않고, 색상 및 해상도에 따라 형
태 확인이 어려우며, 꽃만 부곽 시키거나 잎만 보여줘서 막상 찍은 시기에 따라 모양과 크기가 달라 사진만 보거나 식물을 직접보는 것만으로 약초를
구분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각각 꽃피는 시기가 달라서 공부하고 싶은 약초를 당장 볼 수 없다는 것도 문제이다. 시기를 놓치면 장장 1년이라는 시간을 또 기다
려야 하고 알뿌리가 아닌 이상 씨앗으로 번식하는 수많은 이름을 가진 약초들이 정해진 그 위치에서 핀다는 보장도 없다. 다만 약초가 자랐던 자리에서
특별한 지형변화가 없었다면 그대로 동일한 종류의 식물이 번식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해를 거듭하여 번식지를 잘 알거나 재배하는 이의 경험과 도움 없
이 식물도감만으로 혼자 공부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약초를 공부할 때에는 좋은 스승님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때문에 많은 이들이 동일한 크기와 색상을 확인하는 방법으로 식물 표본을 남기지만 식물은 특성상 특유의 색소와 수분을 가지고 있어 뿌리로부터 줄기
를 끊어낼 경우 급격하게 수분과 함께 색상이 제거되면서 제 모습을 남기지 못하게 된다. 다양한 방식으로 수분을 제거하고 건조시켜 식물원형을 유지
시키는 방법은 표본을 만드는 방법에서 유래되었지만 생생한 식물표본은 잎이나 꽃의 종류에 따라 극히 제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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