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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인 2025 Spring _ Vol. 390





                 26회                         가 봉사료를 잘 챙겨주었다. 참문어, 한우양지 수
                                             육, 모듬전, 메밀묵이 있다면 빠질 수 없는 술 막
                                             걸리, 소주, 맥주 그 집에 있는 주류는 모두 맛본
                                             것 같다. 21명의 식대가 얼마나 나왔을까? 적지

         3학년 5반 해외 거주 동기 환영 모임               않은 금액이었을 게다. 지난 2년간 축적해 놓은
                                             회비가 있기에 총무인 나는 아무 걱정이 없었다.
                                             그러나 5반 아니 서울고를 넘어 나라가 자랑스럽
                                             게 생각하는 노대래가 모두 계산했다. 어려울 때
                                             를 생각해서 모아 두라고 한다. 자기는 아직 현직        12월 우정포럼(제44강 : 송호근의
                                             에 있다고. 내가 아는 대래는 말이 많지 않다. 함       세사필담, 칼럼쓰기 30년) 개최
                                             축해서 말하고 행동해도 그의 마음 씀씀이는 모
                                             두가 잘 안다. 감사의 박수와 함께 우린 2층 커피
                                             숍으로 자리를 옮겼다.
                                             커피는 떨어졌다기에 티와 스무디 등의 음료를
                                             주문한 후 다시 한번 남녀가 분리된 채 근황을 주
                                             고받고 내년도 계획을 나누었다. 금년에 반장으
                                             로 수고한 문일재가 내년에는 동기회장으로 활
                                             동하기에 총무인 내가 반장을 맡기로 했다. 그럼
                                             총무는?없다. 그럼 독재? 아니다. 5반에는 눈에
         쏠비치 삼척에서의 감흥이 가시지 않은 게 분명                                              - 일시 : 2024년 12월 23일(월)
                                             띄지 않게 활동하는 인물이 한 명 있다. 거의 暗
         했다. 남녀 칠십 세(?)부동석이 언제부터였는지                                             - 장소 : 부동산멘토스쿨(교대역)
                                             躍者 수준이다. 필요하면 언제든지 연락하란다. 5
         모르지만 자연스럽게 남녀가 모여앉은 테이블은                                               -  송호근의 '고된 인생을 사는 그대는 멋진 칼럼
                                             반에 충성하겠다고 한다. 든든하다. 이런 친구들
         홍해가 갈라지듯 갈라지고 테이블마다 이야기꽃                                                니스트’
                                             이 있는 한 내년에도 우리 반 모임은 잘될 것이
         이 피었다. 그게 맘 편하고 자연스러우리라.                                               통찰과 직관으로 시대의 현상을 관통, 지난 밤의
                                             다.
         졸업 50주년 기념행사에 무려 17명이 참석했다.                                            숙취로 인한 속앓이를 아침 식탁에 차려진 콩나
                                             마무리 지을 겸 여인네들 테이블로 가서 내년에
         동반한 여인들의 수까지 합하면 헤아리기 힘들                                               물국이 말끔하게 해장시켜 주듯 세간의 관심사
                                             도 오늘처럼 모실 기회를 마련해보겠다고 했더
         다. 해마다 있던 동기회 연말 행사에 있었던 최다                                            를 광장의 언어로 담아내어 시대의 답답함을 풀
                                             니 금년이 가기 전에 5반 여성 모임을 따로 갖기
         참석 반에 대한 포상이 이번에는 왜 없었는지 못                                             어주고 있다.
                                             로 했다고 한다. 夫唱婦隨일까? 조용히 잘 모이는
         내 아쉽기만 했다. 땅끝 어디에 살고 있더라도 청                                            강의 시작전 호근이의 근간 장편소설 연해주와
                                             5반을 쏙 빼닮았다. 이럴 땐 남성들이 빠지는 게
         운의 꿈을 안고 청소년기를 보낸 학우들이 모이                                              송호근의 시대진단, 정의보다 더 소중한 것 중에
                                             맞지.
         니 70세初老가 영원한 18세 동무가 되었다.                                              서 참석자 취향에 따라 선택 후, 작가의 친필 싸
                                             성영과 효덕. 잘 가시게. 그리고 기회 있는 대로
         번개 모임이었다. 지난 10월 30일 5반 단체 기념                                          인을 넣어 선물했다. 연말 최고의 선물을 받았다.
                                             만나세. 5반 친구들이여. 모쪼록 건강하고, 행복
         사진을 찍는 삼척 해변에서 11월14일(목) 저녁에                                           땡큐~~ 호근
                                             하고, 즐겁게 모여 이야기하고, 희로애락 나누며
         모이자고 결의했다. 여인네들 포함해서다. 명분                                              서울대 사회계열에 입학 1년 후, 법학 대신 사회
                                             그렇게 오래오래 함께 살아가세나.
         은 충분했다.《해외 거주 동기 환영 모임》. 5반에                                           학 전공을 택함으로 부모의 마음을 슬프게 했던

         는 더 많은 친구가 해외에 거주하고 있지만 이번                                             그의 젊은 시절, 이후 신문 칼럼 쓰기는 부모님의
                                             참석자:장효덕, (이하 부부)황성영, 우경호, 백웅
         50주년 기념행사에는 LA에서 장효덕 부부,밴쿠                                             섭섭함을 보상해 드린 최상의 선택이었다.
                                             기, 노대래, 조중봉, 김인원, 문일재, 김상규, 최경
         버에서 황성영 부부만 참석했다.                                                      칠십을 앞둔 호근이는 여전히 칼럼을 쓰고 연구
                                             한, 박찬욱(21명)
         만남의 장소는 서초역 부근<소연 서초점>. 조중                                             주제를 찾아 헛되이 헤매고 세상일을 나의 일로
         봉이 식당 선정, 예약, 주문을 모두 맡아 진행했                                            착각하며 고통과 희열의 반복되는 인생을 즐기
         다. 나만 몰랐지, 여긴 안동국시 맛집으로 강남이                                            고 있다 하니 그는 천생 칼럼니스트임에 틀림이
         생활권인 친구들은 익히 알고 있는 식당이었다.                                              없다.
         중봉이의 단골집인 모양이다. 참문어가 빠진 정                                              하루 약 300편의 칼럼이 햇빛을 보는데 그 중 약
         식B로 주문했지만, 참문어가 있는 특선 정식으로                                             20편만이 A+수준으로 퇴출당하지 않으려 몸부
         대접받았으니 무슨 말이 더 필요하리요. 중봉이                                              림쳐야 하는 치열한 일상이지만 글을 읽고 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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