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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오르는 게 너무 힘들어 등산을 좋아하지 않는 다는 것이다. 일응 맞는 말이
다. 그러나 산을 오르는 것 보다 더 어렵고 힘든 것이 있다. 바로 일단 문밖을 나
서는 게 제일 힘이 든다.
일찍이 러시아의 문호 톨스토이는 “글 쓰는 것보다 침대에서 일어나 서재까지
가는 게 가장 힘들다”고 말하지 않았던가.
어느 유명한 산악인이 “눈보라가 몰아치는 산을 올라가는 것 보다 우리 집 대
문 밖으로 나가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는 말을 남긴 것을 보면 내 생각만 그런 게
아닌가 보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히말라야 봉우리도 문턱을 넘어야 오를 수 있
다는 평범한 진리를 새삼 깨닫는다. 시작이 반이다. 그 ‘시작’이라는 것이 참으로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내가 산을 좋아한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질문이 있다.
산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은 어느 산이냐는 질문이다. 나는 한참 동안 뜸을 들
이다 답을 한다. 당신이 지금 오른 산이 가장 아름다운 산이라고.
산은 각각 고유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아름답다는 것
은 무엇인가? 그것은 모두
주관적인 생각일 뿐이다. 내
가 올라 가보지 않은 산은
모두 그림의 떡이다. 내가
지금 올라가는 산만큼 나에
게 무언가로 자극을 주는 지
금이 가장 아름다운 존재가
아닐까한다.
그것은 내가 내 발로 땀
을 흘리고 올라가는 산은 그
산행 자체에서 비교할 수 없
는 기쁨과 희열을 느낄 수
170 _ 서울고 35회 졸업 40주년 기념 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