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8 - 교화연구 2021년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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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는 질문에 직접 답하지 않고 반문을 하는 방식입니다. 그리하여 상대방이
붓다의 반문에 대답하는 가운데 자신의 궁금증을 해결하거나 혹은 질문의
범위를 좀 더 짜임새 있게 다듬은 뒤에 그에 대답을 하는 것이지요.
넷째는 질문에 대답하지 않는 방식입니다. 질문을 그냥 내버려두면서 왜 대답
하지 않는지를 설명하기도 합니다.
상대방이 자신에게 무슨 대답 듣기를 원하는지 알고 있기에 상대방의 기질
과 근기에 따라 아주 적절하게 대처를 한 것입니다. ‘얼른 정답을 내놓지 않으
면 나를 무시할 지도 몰라’라는 생각에서 대답을 내놓기 보다는 이 대화가 진
정 유익하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를 먼저 파악하였기에 상대의 질문이라
는 수에 휘말리지 않고 기선을 제압하여 서로에게 유익한 결론에 도달하는 것
이 붓다의 대화법, 일처리 방식입니다.
- 이미령 「백유경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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