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5 - 교화연구 2021년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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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는 자연이 쓰는 시
조안 말루프
<나무를 안아 보았나요>
말루프는 사람들이 원래 있던 나무를 베어 소나무를 심고, 그 소나무를 다시
벌목하는 이유로 자본주의 시장 논리를 제시한다. 소나무의 한 종류인 미송은
종이를 만드는데 매우 유용할 뿐만 아니라, 인간이 일생 동안에 두 번 심어서
베어 낼 수 있는 몇 안되는 종이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원래 숲에 있던 나무를
베어 내고 그 자리에 소나무를 심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이 소나무들은 충분이
자라 노목(老木)이 되기 전에 베여 목재상에게 팔린다. 이처럼 시장 논리에 의
해 나무를 심고 베는 일을 결정하는 사람들에게 그녀는 충고한다.
땅 주인들이 자신의 숲에 있는 나무를 베겠다고 결정을 내릴 때는 보통 이런
나무는 어딜 가나 많이 있을 테니까 괜찮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자신이 숲이라
는 서식지를 파괴한다고 해도 그 숲의 동물들과 식물들은 다른 곳에서 여전히
잘 살아갈 거라고 생각해 버린다. 그러나 환경운동가들은 “이 세상 어느 곳에
도 이곳과 같은 곳은 없다.”고 잘라 말한다. 어떤 환경운동가는 한마디로 이렇
게 말했다. “서식지는 식물과 동물이 사는 곳을 뜻합니다. 서식지를 바꾸거나
파괴하는 것은 그곳에 사는 생물의 생명을 빼앗는 것입니다.”
미래를 향한 그녀의 시계는 인간의 사회와 경제 시스템이 현재에만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세태를 비판한다. 그녀는 아메리카 원주민은 어떤 결정을 내릴
때 7대까지의 후손을 고려했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현대인이 자손의 교육과 노
후를 대비하는 데는 많은 돈을 쓰지만, 정작 후대에게 물려주어야 할 숲과 산호
초와 강을 보호하는 데는 무관심하다는 것을 지적한다. 이런 현상은 인간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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