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6 - 오산문화 6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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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회 오산청소년문학상 | 대상작
도시는 뱀을 키운다
정세은 / 오산고등학교 1학년 10반
서울역.
사람들은 쫓기기 시작한다.
긴 숨 쉬며 정차하는 시간은 잠시,
도시는 저녁이 되면 사람들을 추방한다.
그래서 뱀을 키운다.
철크덕.
철크덕.
철크덕.
도시는 허락했다.
동굴을 통한 야간이동을,
그래서 사람들은 지금
1호선 뱀을 타고 귀가중이다.
(단 아침이면 도시로 되돌아와야 한다는 조건이다.)
사람들은 알고 있다.
호송 중에는 침묵해야 한다는 것을.
서로 눈을 마주쳐서도 안 된다는 것을,
그래서 각자 눈을 감고 간다.
이른 아침 오산역.
사람들은 뛰기 시작한다.
정해진 시간 안에 도시로 입성해야만 한다.
그래서 도시는 뱀을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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