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 - 오산문화 60호
P. 15
2015 VOL. 60 osan culture
얻어 온 것이니 염려 말고 드시면서 이야기나 합 일 년이 지나 부인은 아기를 몸에 품었고, 양지
시다.”라고 하며 다가앉아 앞으로 어떻게 살 거냐 바른 곳에 새집도 짓고 억식이는 워낙 타고난 힘
고 물어왔다. 이 좋아 일감이 밀릴 정도였다. 하루는 장인의 권
억식이는 체격이 우람하고 먹는 양도 많았지만 고로 달구지를 사서 닷새 장꾼 짐을 운반하게 되
힘이 세어 억식이라는 별명이 붙은 사람이었다. 어 단골 짐꾼 노릇을 하였고 갈수록 일거리는 늘
억식이가 한참 생각한 후에 “마땅한 여자가 있으 어났다.
면 살림을 해보고 싶은데…”라고 하니 여인은 내 하루는 우연히 장에서 삼촌을 만나 밀린 회포를
심 반가워 “우리가 이렇게 만난 것도 하늘이 주신 풀기도 하였는데, 억식이가 홍수에 밀려 구사일
인연이니 우리 함께 열심히 일하며 살도록 합시 생으로 살았다는 소문이 수원, 평택 일원에 퍼지
다.”하였다. 자 “수원 사람은 매운 사람이야. 동짓달 물속으로
억식이는 싱글싱글 웃으면서 “우리 그렇게 삽시 30리를 가는 사람이야.”라고 하면서 모두들 말하
다.”라고 하며 여인을 위로 하였고 이튿날부터 닥 였고 서울을 비롯해 경기 일원에 퍼졌다 한다.
치는 대로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을 동네사람들이
보고 “대단한 일꾼이 우리 동네에 들어왔구만.” 참고문헌
이라고 하였다.
• 김동복, 『옛수원 새수원』, 이화문화출판사, 2011.
얼마 후 부인은 친정에 가서 아버지와 오빠에게
자초지종을 이야기하고 모시고 와 소개하자 억식
이는 수줍은 듯이 공손히 인사를 하고 두 사람이
묻는 대로 대답하였다고 전한다.
이리하여 두 남녀는 친정 도움으로 부지런히 노
력하면서 길일을 택하여 혼례도 올렸으며 어느덧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