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2 - 오산문화 6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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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단상






           그렇게 몇 주가 흘러 사장님들의 냉대
           가 조금씩 내성이 생기기 시작했을 때
           나는 사장님들의 넋두리를 듣고 있었

           다.
           그동안 나는 오색전 홍보와 가맹점계
           약서 받기에만 바빠 사장님들이 왜 이
           렇게 화가 나셨는지 알려고 하지 않았

           다. 사장님들 얘기도 듣고 동네도 둘러
           보고 하면서 나는 사장님들의 마음도
           이해할 수 있었고 사장님들에게 작은
           위로와 격려도 해드릴 수 있었다. 그러

           니까 비로소 사장님들도 마음을 열고
           “그래도 시에서 하는 거니까 해야지~”
           하면서 가맹점 계약서 작성을 해 주셨
           다.

           나는 오색전마케터를 하면서 많은 것
           을 보고 느끼고 반성하였다.
           우리 동네, 우리 집 앞에 있는 가게를
           얼마나 이용했었나? 어떤 가게가 있는

           지 알고는 있었나?
                                              오색전 홍보물. 자료 오산시
           생각해 보니 나는 우리 집 앞 가게를
           이용해 본 적이 거의 없었다. 장을 볼               예전 우리 부모님들은 집 근처에 있는 작은 식당에서 외식도
           때는 대형마트를 가고 외식을 할 때는                하고 과일가게에서 과일도 사고 동네 사장님들하고 이웃처럼

           프랜차이즈식당을 이용하였다. 싸고                  친하게 지내셨는데 나는 우리 동네에 어떤 가게가 있는지조
           할인이 된다는 이유로 작은 것 하나                 차 모르면서 우리 오산시 발전이 느리다는 불만만 하고 있었
           필요할 때조차 대형마트를 가서 쓸데                 다. 우리 동네 골목 상권이 살아야 우리 이웃이 발전하고 우
           없는 물건들까지 구매해 오는 경우가                 리 오산시가 발전한다는 사실을 이제야 조금씩 깨닫고 이해

           많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결코 옳은                하기 시작하니 사장님들의 하소연이 나에게 하는 쓴소리라는
           소비활동은 아니었는데…. 100원 아낀               것을 알았고 이제 나도 변해가고 있다.
           다고 갔던 마트에서 몇만 원은 족히 더
           쓰고 왔으니 참 어리석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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