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3 - 오산문화총서 3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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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들어가는 말





                         우리는 흔히 우리나라 신화하면 ‘단군신화’나 ‘주몽신화’ 등 건국신화를 떠올린다. ‘창세신화’란
                       말은 생소할 수밖에 없다. ‘창세신화’에 관해 들어본 적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창세신화’는 인

                       간세상이 만들어진 이야기면서 인간세상을 창조한 신에 관한 이야기로 ‘천지개벽신화(天地開闢
                       神話)’라고도 한다. 우리나라에서 ‘창세신화’가 나타나는 것은 ‘본풀이’라고도 하는 서사무가다.
                       무속신화라고도 한다. ‘본풀이’란 말은 ‘본’과 ‘풀이’의 복합명사로 본은 근본, 본래의 뜻으로 신

                       의 내력을 의미하며, 풀이는 해석, 해설을 말한다.


                         ‘창세신화’를 분석하는 방법 중 하나가 신화의 최소 구성단위인 신화소(神話素)를 갖추고 있느
                       냐 판단하는 것이다. 신화소의 개념은 프랑스 문화인류학자이자 언어학자인 클로드 레비스트로
                       스가 언어의 기본요소인 음소, 형태소와 같이 신화를 구성하고 있는 기본요소를 신화소로 명명,

                       사용하면서 보편화됐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인간창조, 천지개벽, 신성한 존재 출현 등 창조나
                       기원에 관한 신화적 성격을 지닌 화소(話素)나 소재 정도를 뜻하기도 한다. 우리나라 ‘창세신화’

                       에도 신화소들이 나오는데 김헌선은 그의 저서 『한국의 창세신화』에서 ‘창세신화’의 신화소로 ①
                       천지개벽 ②창세신의 거신적 성격 ③물과 불의 근본 ④인간창조 ⑤인간세상 차지 경쟁 ⑥일월
                       조정 ⑦천부지모의 결합과 시조의 출생을 들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지금까지 채록된 대표적 창세신화 중 이런 신화소들이 나오는 서사무가는 경기
                       도 오산의 ‘시루말’, 함경도 함흥의 ‘창세가’, 제주도의 ‘천지왕본풀이’라 할 수 있다. 이외에도 평

                       양의 ‘삼태자풀이’, 함흥의 ‘셍굿’, 강릉의 ‘당고마기노래’, 경북 영덕의 ‘당금애기’ 등이 본풀이 중
                       창세신화의 신화소를 지니고 있으나 여기서는 오산의 ‘시루말’과 함께 함흥의 ‘창세가’, 제주의
                       ‘천지왕본풀이’ 등 대표적 ‘창세신화’를 내용과 함께 정리하고 ‘시루말’의 ‘창세신화’로서의 특징

                       과 의미, 창세신화 간의 연관성 등을 살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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