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1 - 오산시 역사문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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곶동(조꼬지)로 넘어가는 언덕에 옛날에 서낭이 있었는데 그 곳에도 도깨비가 있었
다고 전한다. 먼저 오리골에 전하는 도깨비 이야기다.
옛날에 오리골의 여자 몇 명이서 밤에 뽕을 따러 갔다. 길거리에 심어진 뽕나무
인데 주인이 있어도 따가지 않는 뽕밭이었다. 그러나 그래도 주인이 있는 뽕나무라
낮에는 따기가 어려워 밤을 이용하여 따곤 하였다. 여자 몇 명이서 한창 뽕을 따고
있는데 냇가에 횃불을 내려놓고 허옇게 한 서 넷이 맴을 돌고 있었다. 한 사람이
“저게 무슨 불이야? 사람들이 있는가 보다?” 이렇게 하니까, 다른 사람이 “저게 무
슨 사람 불이야, 도깨비불이지. 그러니 도망가자.”했다. 거기 뽕밭이 언덕이 졌는데
도깨비들이 올지 모른다고 낮은 곳으로 몸을 숨겼다. 그런데 어디서 징과 장구소리
가 나는 것이었다. ‘징장, 징장...’ 소리가 났다. 그러니까 도깨비들이 불을 들고 징,
장구를 치면서 굿을 하고 있는 쪽으로 가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이어서 ‘진등’에서도 보았다는 도깨비 이야기다. ‘진등’이란 외삼미 입구에
서 세교동으로 들어오는 사거리쯤인 것으로 여겨지는 곳이다. 여기서 ‘진등’이라고
하는 것의 의미를 생각해 보니 유엔군 초전비가 있는 쪽으로 길게 뻗은 등성이라고
하여 ‘기인 등-긴등’이라는 의미의 어휘가 구개음화를 일으키면서 ‘진등’으로 불리
고 있는 것이라 판단된다. 참고로 이곳(외삼미동과 세교동이 갈라지는 사거리)에서
는 그 옛날, 광대들이 와서 재주를 넘고 하면서 공연을 하던 곳이라고도 전하여진
다. 그렇게 볼 때에 오리골의 도깨비들이 징, 장구소리가 나는 곳으로 구경을 가는
것을 보았다는 말이 낯설지 않다.
★ 악기소리를 좋아하는 높은재[高峴洞] 도깨비
원동 우촌말에서 청호동의 옛 지명과 큰 청이 도깨비 이야기가 채록되었다. 제보
자들에 의하면 지금의 청호1동은 아래청[塚]이고 청호 2동은 원당리로 불렸다.
도깨비가 살았다는 큰청이는 지금 LG물류센터 자리로 공동묘지가 있었던 곳이다.
이곳에 전주 이씨들이 터를 잡았는데 외지의 사람들은 청이 이서방네라고 불렀다.
그런데 큰청이에 도깨비가 자주 나타나 심술을 부리기 때문에 지금의 우촌말에 터
전을 새롭게 개척한 것이라고 전한다. 옛날, 현재의 물류센터는 공동묘지고 조금 못
미처 골짜기가 있었는데 그 곳에 마을이 있었다. 지금은 아파트가 들어서고, 성호고
등학교가 있는 자리다. 이곳의 도깨비들이 심술을 부리면 솥뚜껑을 솥단지 안에다
집어넣었다. 그런데 높은재[高峴洞] 도깨비들은 악기소리를 좋아했다고 한다. 마을
에서 징이며, 꽹과리, 장구 같은 악기를 장만하여 보관하였다. 그런데 도깨비들이
이장집 솥뚜껑을 솥 안에 집어넣어버렸다. 도깨비들이 마을에 징이며 꽹과리이며
악기가 생기자 사람들이 한 번 놀아줄 것이라고 생각하였는데 그렇게 하지 않자 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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