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26 - 오산문화총서 2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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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이며, 실제로는 그 이전 오래전부터 장이 열렸을 것이다. 이 오산장의 위치에 오매(烏梅)
장터라는 새 명칭으로 오산장의 역사를 잇고 있으며 현재 재정비사업이 이루어지고 있는 곳이
다. 오산할머니집은 이 오매장터의 진전골목에 위치해 있었다. 음식은 마음과 정성이 깃들어
있어야 한다. 이러한 식당만이 오랜 기간 살아남는 것이다. 이렇게 세월을 넘어 역사성을 갖게
되는 것이다.
오산할머니집은 일제강점기 태평양전쟁 말경인 1943년쯤에 1대 이일봉할머니 때 <신진옥>
이란 상호로 식당을 연 이후 며느리인 조명분(1903~1987)할머니가 2대 할머니로 이어받아 본
격적인 오산할머니집의 부흥을 이뤘다. 이때 상호도 1970년대에 <오산할머니집>으로 바꿨다.
조할머니는 음식 솜씨는 물론, 대쪽 같은 성품의 소유자로 걸쭉한 입담과 친근하면서도 회초
리 같은 욕을 섞어 단골들을 휘어잡으며, 그 손님들은 할머니의 이러한 입담과 욕을 구수하게
받아들이는 정감 있는 식당으로 모두들 기억하고 있다. 이러한 조할머니의 며느리가 송옥순
할머니로 3대 째 식당을 운영하셨다. 지금은 고령이라 며느리인 박명희 여사가 4대째 식당 운
영을 맡고 있다.
오산할머니집, 사진 신명수 2대 조명분 할머니, 할머니집 제공
오산할머니집은 설렁탕이 주 메뉴이다. 설렁탕의 주재료인 소머리는 매일 인근 도축장으로
부터 신선한 고기를 받아 준비해 놓기 때문에 묵은 고기를 사용하지 않고 국물도 그날 들어온
사골과 머리뼈를 8시간 이상 정성을 들여 고아서 만든다고 한다. 옛날 방식 그대로 우려내고
있다. 4대째 한결 같은 정성을 담아 설렁탕을 만드는 오산장의 깊은 역사와 함께 하는 맛집이
다. 특히 2대 할머니인 조할머니의 욕은 ‘욕쟁이 할머니’란 별명으로 소문이 자자하여 <오산할
머니집>은 몰라도 욕쟁이할머니가 경영하는 설렁탕집, 이 정도로만 알고도 찾을 수 있는 식당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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