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28 - 오산문화총서 2집
P. 328
<거북놀이>는 8월 추석에 수수대 잎으로 거북을 만들어 집집마다 돌면서 술과 떡을 얻어먹
었다. 거북이 속에는 사람이 둘이고 셋이고 거기 들어갔다고 하는데 이는 거북이의 크기가 그
만큼 컸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역에 따라서는 어미거북과 새끼거북을 만들어 놀기도 한다. 그
렇게 본다면 부산동의 거북이는 큰 놈으로 하나를 만들어 다녔다는 이야기가 된다.
한편 <두레놀이>의 경우, ‘이쪽 농군하고 저쪽 농군하고 기(旗)싸움을 했다’고 하며, 깃대 맨
꼭대기의 꿩의 털이 땅에 닿는 편이 졌다고 하는데 이는 가마뫼와 개량굴의 기싸움이었던 것
으로 추측된다. 그리고 <두레놀이>는 칠월 백중에도 행하여졌다고 한다.
칠석에는 집집마다 밀떡을 부쳐 먹었다고 하며 단오에는 특별한 놀이는 없었던 것으로 조사
되었다.
- 김용국·이도남 『오산의 구비전승 1』 오산문화원 2008
Ⅳ. 중앙동의 전설
1. 운암들 전설
아주 오랜 옛날에는 오산천에 제방이 없어 장마만 지면 물이 범람하여 농사에 막대한 피해가 있었
다. 그러나 제방을 쌓을 수 있는 능력이 없어 고민하였다. 그런데 어느 날 길을 지나던 과객이 금암
리 어느 진사의 집에서 식객 노릇을 하게 되었는데, 과객은 구척장신에 힘이 장사였다고 한다. 범
상치 않은 인물임을 알고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있었더니, 과객이 며칠 동안을 무위도식하며 지내
다 하루는 진사에게 신세를 많이 졌으니 도와드릴 일이 없냐고 물어, 진사가 오산천 범람에 대해
말하니 과객은 딱한 사정을 듣고는 내가 제방을 쌓아줄 테니 몇 월 며칠 보름날까지 큰 가래를 하
나 준비하고, 통돼지 일곱 마리와 술 일곱 동이를 준비해 달라고 하더란다. 진사는 어이가 없었으
나 과객의 인물됨이 보통 이상이라 사람을 시켜 수원 광교산에서 큰 물푸레나무를 하나 베고, 수원
의 대장간에서 큰 가래 삽을 만들어 소로 끌고 오산으로 왔다. 드디어 약속한 날짜에 과객이 하루
종일 낮잠을 자고는 저녁에 일어나 진사에게 말하기를 내가 지금부터 일을 시작하니 마을 사람들
에게 말하여 아무도 밖에 나오지 말아달라고 이른다. 진사가 그렇게 하겠다고 약조는 하였으나 너
무 궁금하여 마을 주민들과 몰래 숨어서 과객의 하는 짓을 보니 과객은 그 큰 가래를 한 손으로 들
326 한민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