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29 - 오산문화총서 2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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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는 오산천에서 일을 하는데 개천 바닥의 흙과 모래를 떠서는 왼쪽에 쌓고, 또 떠서는 오른쪽에
                           쌓으니 순식간에 제방이 되더란다. 한참을 그렇게 일을 하더니 통돼지 한 마리를 먹고는 술 한 동
                           이를 마시고 이런 식으로 제방을 쌓는데 새벽이 되어 동이 틀 무렵에는 오산천의 제방이 다 쌓여
                           졌다고 한다. 밤새 숨어서 구경을 하던 진사와 마을 사람들은 피곤하여 새벽에 집으로 들어가 잠을
                           자고 일어나니 오산천의 제방은 완성되어 맑은 시냇물이 흐르고 있더란다. 한편, 과객은 밤새도록
                           오산천의 제방을 쌓는 일을 마치니 동녘에 붉은 해가 떠올라 이제는 떠날 때가 되었음을 알고 진사

                           에게 떠나겠노라 인사를 드리니 진사를 비롯한 주민들이 사례를 하고자 하였으나 사절하고 유유히
                           한양을 향해 길을 떠났다고 한다. 그 때까지 그 과객의 이름을 모르던 주민들은 과객에게 이름을
                           물었으나 말하지 않았다. 그런데 과객이 오산을 떠나 한양을 향해 화성시 동탄면 미륵뎅이를 지나
                           영천리로 가다가 길 가운데 나무 두 그루가 있어 체격이 크고 몸집이 좋은 과객을 가로막자 돌아가
                           지 않고 나무를 뿌리째 뽑아 놓고는 그 나무에 ‘운암발목(雲岩拔木)’이라 써놓아 주민들이 그때서
                           야 그 과객의 이름이 운암(雲岩)인 줄 알게 되었고 그에 대한 고마운 마음에 그때부터 오산천변의
                           들을 운암들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전한다.



                         오산의 운암들은 오산동과 부산동 사이의 넓은 들판으로 이곳은 오산의 쌀 생산지 중의 넓
                        은 곳 중의 하나였다. 현재는 운암들의 약 반 정도가 택지로 개발, 운암택지지구가 되어 오산

                        의 중심 주거지로 변한 곳이다. 이곳에 오산시청, 경찰서, 도서관, 문예회관, 스포츠센터, 오
                        산공설운동장, 전화국, 대단위 아파트, 상가, 고속도로 나들목이 들어서 있다. 어찌 보면 건조
                        한 도시의 형태를 띠고 있지만, 한 때는 오산을 대표하는 쌀 생산지였다. 이곳에 전해지는 운

                        암들의 전설을 이야기하고 기록하려는 것은 도시화 속에 잊혀져가는 추억을 현대에 접목, 그
                        옛날 한 톨의 쌀이라도 더 생산해야했던 어려웠던 우리의 옛일을 반추하려고 함에 있다고 하
                        겠다. 지금의 이 풍요는 더 많은 쌀 생산을 염원했던 전설 속 우리 선대들의 마음이 녹아 있어

                        서였을 것이다. 현재 운암들은 글자 그대로 아파트가 구름처럼 솟아올라 구름바위(雲岩)가 되
                        어 있다. 확실치는 않지만 지금의 오산천이 옛날에는 운암들을 가로질러 하류에서 만났다고

                        하는 이야기도 전해지고 있다. 그만큼 그 당시에는 둑이 지금처럼 높고 튼튼하지 못했던 것 같
                        다. 그리하여 물길이 지금처럼 일정하지 않았던 것 같다.



                        2. 꽃가마 전설



                           오랜 옛날 가마뫼(현 부산동) 마을에 지체 높은 대갓집이 있었는데 주인의 인심이 후덕해서 인근에
                           소문이 자자했다. 그 대갓집에는 마음씨가 착하고 얼굴이 아름다운 미모의 무남독녀 외동딸이 있
                           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병이 들어 용하다는 의원들을 찾고 여러 가지 약을 썼으나 백약이 무효하


                                                                       중앙동의 지명유래, 구비전승과 전설  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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