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33 - 오산문화총서 2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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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치 날인 것이다. 그 집 딸이 시집을 가는 날이었다. 사람이 많이 와서 시끄러운데 한 밤 12시
                        가 넘은 것 같았다. 후원을 보니까 중이 그 시집갈 처녀 방으로 들어가더란다. 그래서 막내사

                        위가 가만히 가서 엿들어 보았다.
                         “내일 신랑이 올 거다. 장가들고 갈 텐데 이 반닫이에 내가 들어가서 있을 테니 너는 신랑 집
                        에 가서 첫날밤에 너는 윗목에 드러눕고 나는 아랫목에 드러눕자”고 약속을 하는 것이었다. 막

                        내사위는 그 밤에 시집갈 준비를 하느라 왁자지껄한 틈을 타서 빠져나왔다.
                         그러고는 장가들 예정인 신랑의 집으로 가서 그 집 동태를 살펴보았다. 그런데 신랑 집에서
                        도 역시 점을 보았던 것이다. 신랑집에서 점을 보니까 그 점괘가 그렇게 나왔다. “이러저러한

                        일이 있으니 이 사람을 믿고, 다른 사람은 믿지를 마라” 장가드는 집에서도 시끄럽게 잔치준비
                        를 하느라고 야단이었다. 막내사위가 집안의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니까, 이상한 사람이 왔다가

                        갔다 하니까 그 집에서 막내사위를 불렀다. 그러니까 그 사람이 내가 고할 얘기가 있다”고 그
                        랬지. 그런데 보니까 그 집이 과거시험관의 집이었다. 그 시험관의 아들을 장가들이는 거였다.
                        그래서 신부집에 넘어 들어온 사람(중) 얘기를 다 했어.

                         “틀림없이 중이 아랫목에서 잘 거다. 당신 며느리는 윗목에서 자고, 그러니까 반닫이를 조치
                        하라”고 했다. 그래서 그 집에서 고맙다고 해서 막내 사위에게 “당신은 여기 어디서 기다리라”
                        고 했다. 아닌 게 아니라 첫날밤 막내사위가 일러준 것과 같이 되었다. 그래 아랫목에 드러누

                        운 놈을 잡아서 반닫이 안에 집어넣었다. 그리고 그 이튿날 반닫이를 강물에다 띄웠다. 그러니
                        시험관의 집에서는 이 막내사위가 자기 아들 살린 은인이었다. 일을 처리하고 나자 시험관이
                        물었다. “어디서 어디로 뭐 하러 가는 길이냐?”고 물으니까. “예, 저는 이만저만해서 과거 보

                        러 가는 길입니다” 그래서 시험관이 그 사람을 과거도 안보고 암행어사 벼슬을 줬다.
                         그래 이제 막내사위는 암행어사가 되어서 집으로 내려가는데 마패는 깊숙이 숨기고, 또 그

                        집에서 정성스레 보자기에 음식을 싸서 주었다. 그러나 막내사위는 보자기를 다시 허름하게
                        다시 짚으로 싸서 집으로 갔다. 행색은 초라하지만 아내는 그래도 남편이 돌아오니까 기쁘고
                        도 반갑기 그지없었다. 그러나 두 동서들은 막내동서가 그 대갓집에 갇혀서 고생이나 하고 있

                        을 줄 알았는데 멀쩡하게 돌아온 것이 심통이 났다. 막내사위는 아내에게 “내가 환갑집에 들렸
                        더니 먹을 게 많아서 싸가지고 왔다” 그러면서 그동안 있었던 일을 아내에게 낱낱이 다 이야기

                        했다. 그러면서 암행어사 마패를 보였다.
                         그렇게 하룻밤을 보내고 막내사위의 아내는 아버지에게 자초지종을 다 이야기 했다. 그러자
                        장인 되는 이는 막내사위가 암행어사가 되어서 왔다는 말에 너무도 기뻤다. 그러나 이렇게 귀

                        한 사위를 골탕 먹인 두 사위에 대한 분이 크기만 하였다. 그래서 위에 두 사위는 몹쓸 놈들이



                                                                       중앙동의 지명유래, 구비전승과 전설  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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