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8 - 오산문화 6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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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회 오산청소년문학상
알아? 너희 어머니가 위에서 한 편의 영화 대신의 간이 주어진 것이었다. 미안해요, 사랑해요, 고마
너의 삶을 지켜보고 있을지.” 워요. 그런 말들은 전부 어머니의 영원에 담아두
시간은 내가 잡지도 못하게 흘러간다. 흘러가는 기로 했다. 나를 만드는 시간도, 영원에 담는 것도
시간을 잡아 영원으로 두고 싶었지만 그것은 내 생각보다 더 긴 여정이 되겠지만, 나는 여기서 그
욕심이었다. 어머니의 시간이 멈춰졌으니, 나도 만두는 것이 아니라. 나의 시간을 더 늘리기로 하
내 시간을 멈추게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하 고 내가 이전까지 살았던 삶을 페이드 아웃 했다.
지만, 지금 나에게 중요한 것은 영원이 아니라 흘 그리고 다시 시작된 페이드 인. 나의 시간과 영원
러가는 시간이었다. 무의미하고 무료하게 보내는 이 시작되었다.
시간이 아니라, 내 시간에 있던 모든 것을 잃었으 「엄마, 안녕. 거기는 따뜻한 계절이지? 엄마가 좋
니 다시 새로 찾았어야 했다. 내 시간에 들어갈 무 아하던 봄이었으면 좋겠다. 노란색, 붉은색 예쁜
언가를. 꽃들이 만발한 계절이었으면 좋겠어. 꽃도 좋아하
“너희 어머니도, 너도. 참 충분하게 희생했어. 수 잖아. 그때 장미 축제 같이 간 거 기억나? 나는 아
고했어. 그런데 이제 인생의 필름을 한 번 바꿔야 직도 그때의 엄마 얼굴이 잊혀지지 않아. 내가 봤
지. 서로를 위해 희생하는 삶 말고 너로 살아, 원 던 얼굴 중에서 가장 밝은 얼굴이었는데, 엄마가
영아.” 가기 전에 많이 데려갈걸 그랬다. 많이 후회하고
나로 살라는 말이 참 어색했다. 고등학교 시절 때 있어. 우리 같이 사진도 많이 찍을걸 그랬어. 엄마
는 내가 아닌 친구들에 의해서 꼭두각시처럼 살았 얼굴을 보려고 해도 사진이 많이 없네. 거기서는
고, 그 뒤로는 고생하신 어머니에 대해 모든 걸 갚 예쁜 모습으로 있어. 왜, 천국에 가면 자신이 가장
기 위해 살았다. 생각을 해 보니 나는 나를 위한 원했던 모습으로 돌아간다고 하잖아. 엄마는 어여
삶이 없었다. 모두 남을 위한 삶이었지. 누군가를 쁜 고등학생 소녀로 돌아갔겠네. 엄마가 나 어렸
위한 시간과 영원은 있었지만, 정작 나를 위한 시 을 때 그랬잖아. 가끔은 아빠와 함께 했던 고등학
간과 영원은 없었던 것이다. 예전에는 나를 위한 생 시절이 그립다고. 제일 예쁜 모습으로 아빠와
모든 것은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어머니를 생 같이 있는 거 맞지? 나도 이제 제대로 한 번 살려
각하면 그런 것을 생각할 겨를도 없었으니 말이 고 해. 응원 좀 많이 해 줘. 엄마를 잊어서 그런 게
다. 나는 아무런 말을 하지 않은 채, 자리에서 일 아니니까 괜히 화내지 말고, 알았지? 그래도 나에
어나 아무도 모르는 길을 걸었다. 나는 어머니가 게 제일 행복한 순간은 엄마와 함께 한 순간이었
없어도 어머니와 함께 길을 걷고 있다고 생각했는 어. 그런 소중한 순간들을 나에게 줘서 고마워. 내
데, 그것이 아니었다. 나 홀로 걷는 길이었다. 어 영원이 되어 줘서 고마워. 내가 미워도 다음에 태
머니는 그렇게 나의 가슴 속에 하나의 시간으로, 어날 때 우리 엄마 해 주라. 다시 한 번 볼 수 있는
영원으로 자리 잡았다. 이제 나의 시간을 간직하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우리 다음에 봐, 엄마.
고 나의 영원을 만들 시간이었다. 나는 모든 것을 행복해.」
잃은 것이 아니었다. 새로운 것을 만들기 위한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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