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1 - 전시가이드 2025년 11월 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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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수마감-매월15일 E-mail : crart1004@hanmail.net 문의 010-6313-2747 (이문자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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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며들다(Permeate) 70_Schubert 3 Klavierstücke, D. 946: No. 2 in E-Flat Major. Allegretto, 102×68cm,, 아크릴+모래+기타혼합
다. 그러나 후후는 이 두 예술의 경계를 허문다. 그는 과거의 음악(클래식)을 니라 수행의식에 가깝다. 반복되는 작업 과정 속에서 시간의 흐름을 시각적
들으며 작업하고 그것을 현재의 회화 공간으로 재해석한다. 각 작품에는 제 으로 전환시키는 의식이 펼쳐진다. 캔버스 위에 모래를 뿌리고 색을 덧입히
목과 함께 작업할 때 들으며 영감을 준 클래식 음악이 부제로 기재되어 있다. 며 축적된 감각의 기록이다. 하얀 모래는 흙으로서 영적 기운을 이어받고, 생
클래식 음악의 시간적 흐름은 모래와 물감의 물질적 층위로 변환된다. 바흐 과 사, 생성과 소멸을 품은 존재의 기억이 되며, 원색은 오방색의 기운으로서
의 푸가처럼 반복과 변주를 거듭하며 색과 형태가 음악처럼 확장되고, 쇼팽 삶의 방향과 질서를 드러내고, 클래식 음악은 그 위에 스며들어 보편적 울림
의 즉흥곡처럼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감각에 따라 유기적으로 형성되는 회 을 만들어낸다. 그의 작품 속 색은 내재된 고독과 홀로 남겨진 자의 처연함이
화가 탄생한다. 몸부림치는 듯한 강렬함을 보인다. 구상과 추상의 중간 지점에 위치하며, 독
특한 붓 터치로 특별하면서도 강한 작품 세계를 보여준다.
오방색, 우주의 질서
후후 작가의 작품을 특징짓는 또 하나의 요소는 한국의 전통 색상인 청·적·황· 예술가이자 기획자로서의 행보
백·흑의 오방색이다. 오방색은 단순한 색의 조합이 아니라 음양오행 사상에 후후 작가는 비영리단체 한국히즈아트예술협회 회장이자 히즈아트페어의
기반한 우주의 질서와 생명의 윤회,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담아낸 원형적 상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2025년 8회째를 맞는 히즈아트페어는 "작가 중심, 작
징이다. 청색은 동쪽과 봄, 나무를 상징하며 시작과 생명을 의미한다. 적색은 가를 위한, 작가들의 이야기"를 모토로 상업성과 유행 너머 순수한 예술의 가
남쪽과 여름, 불을 상징하며 열정과 생명력을 뜻한다. 황색은 중앙과 땅을 상 치를 되새기는 독립 아트페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또한 (사)한국예술문화
징하며 중심과 균형을 나타낸다. 백색은 서쪽과 가을, 쇠를 상징하며 순수와 단체총연합회 자문위원으로서 문화예술계의 제도적 발전과 현장 예술인들
흔적을 담고 있다. 흑색은 북쪽과 겨울, 물을 상징하며 심연과 침잠을 의미한 의 목소리를 잇는 역할도 병행하고 있다. 국악퓨전그룹 "페르시안 블루"의 대
다. 후후는 매 작업마다 자연스럽게 오방색의 기운을 품으며 작업에 임한다. 표로도 활동하며 국악의 대중화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그의 작품 속 색은 단순한 시각적 요소가 아니라 우주의 순환과 삶의 윤회를
체현하는 상징이다. 오방색은 곧 삶의 윤회이자 우주의 질서이며, 후후의 작 그의 부친은 서양화가 故 이육록 화백으로, 서울대 미대를 졸업하고 60세 넘
업은 그 흐름 속에서 클래식 음악의 리듬과 호흡을 품는다. 은 나이에도 공모를 통하여 프랑스 르 살롱展에서 국내 최초로 금상을 수상
하는 등 프랑스와 유럽에서 많은 수상과 함께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후후 작
반복의 수행, 존재의 신화 가는 오방색과 토속신앙의 맥락을 품은 채, 클래식 음악과 현대적 재료를 결
후후 작가는 매년 테마를 정하여 100작품을 완성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는 합하여 자신만의 색과 예술 언어를 구축해가고 있다. 생성과 소멸, 삶과 죽음,
"스스로와의 약속"이자 "늦게 출발함에 대한 고된 채찍질"이다. 그는 지난 10 빛과 어둠이라는 보편적 주제를 토속적 기운과 음악적 호흡 속에서 직조하며,
년 동안 1,000작품을 넘게 완성했다. 이러한 다작은 단순한 양적 확장이 아 그 과정을 통해 새로운 존재의 신화를 써 내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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