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6 - 전시가이드 2025년 11월 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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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전시

























         하철경_송광사의 봄, 132×162cm, 수묵담채                   강길자_고궁의 가을, 53×40cm, 수묵 담채, 2017









                              2025. 11. 12 – 11. 17 갤러리바이올렛 (T.02-722-9655, 인사동)






         호남대 동문 미술인의 창작 교류의 장                           새로운 세대의 창작 의지를 자극하는 순환 구조를 형성하며 10년의 시간을
         제 10회 호미회 전                                    예술로 쌓아온 호미회의 여정은, 단순한 전시의 연속이 아니라 ‘함께 성장해
                                                        온 예술의 기록’으로 앞으로도 지역 미술계의 든든한 뿌리로 남아, 후배 작가
                                                        들에게 영감의 원천이 되기를 기대한다.
         글 : 하철경(한국예총 명예회장 / 호남대학교 명예교수)
                                                        하철경 작가는 전통 산수화 기법을 바탕으로 자연의 생명력과 고즈넉한 사찰
                                                        의 조화를 정교하게 담아낸다. 송광사의 절경이 섬세한 필치와 은은한 수묵,
                                                        절제된 색채로 표현되어 시적 분위기를 자아낸다. 화면 중앙을 흐르는 계곡
        호미회, 10년의 예술 여정이 남긴 울림                          과 바위, 오래된 고목과 고찰의 지붕 형태가 자연과 인공의 조화, 그리고 시간
        호남대학교 예술대학 동문들로 구성된 호미회(湖美會)가 올해로 창립 10주        의 축적을 느끼게 한다. 이번 작품은 전통미와 현대적 감각이 어우러진 하철
        년을 맞았다. 동서양화를 아우르는 작가들이 중심이 되어 매년 정기전을 열        경만의 화풍을 보여주고 있다.
        어 온 호미회는, 꾸준한 창작 활동과 예술 교류를 통해 지역 미술계의 한 축
        으로 자리 잡았다.                                      강길자 작가의 〈고궁의 가을〉은 깊어가는 계절의 정취 속에 스며든 한국적 정
                                                        서를 섬세하게 담아낸다. 수묵의 은근한 번짐과 담채의 절제된 색감을 통해
        호미회의 활동은 단순한 전시를 넘어 매년 야외 스케치와 정기전을 통해 자        전통 공간의 품격과 서정을 동시에 표현했다.
        연과 일상의 감흥을 작품 속에 담아내며, 서로의 예술적 성장을 격려하는 동
        반자로서의 관계를 이어왔다. 특히 올해 10주년 전시는 각자의 개성이 뚜렷       김만진 작가의 〈아름다운 추억〉은 붓의 강약과 먹의 농담을 통해 자연의 생
        한 작품들이 한데 모여, 작가와 관람객이 예술로 소통하는 열린 장으로 주목       명력을 힘 있게 드러내며, 동시에 내면의 정서를 섬세하게 표현한다. 화면을
        받고 있다.                                          채운 검은 먹선과 선명한 분홍빛의 대비는 생명과 시간의 흐름을 상징적으
                                                        로 보여준다.
        이번 전시는 지난 10년의 시간을 되돌아보며, 예술을 향한 꾸준한 열정과 동
        문 간의 우정을 다시금 확인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시대의 변화 속에서도 흔       엄길자 작가는 짙은 색채의 대비를 통해 자연과 생명의 순환을 시각적으로 드
        들림 없이 창작의 길을 걸어온 호미회 회원들의 묵묵한 행보는, 오늘을 살아       러낸다. 붉은 색조로 표현된 상단의 꽃 형태는 생명력과 열정을 상징하며, 화
        가는 젊은 예술가들에게 꾸준함과 진정성의 가치를 일깨워 준다.              면의 중심을 강렬하게 지배한다. 그 아래의 푸른 공간은 바다와 하늘의 경계
                                                        를 암시하며, 차분한 깊이를 더한다.
        개인의 작품 세계가 모여 하나의 예술적 흐름을 만들어 내고, 그 흐름이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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