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0 - 전시가이드 2025년 11월 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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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전시










































        Color of Silence #3  55×74cm  Archival Pigment Print on Matte Canvas 2025  Harmony #8  29.5×44.5cm  Acrylic on Pigment Print  2025








                        2025. 11. 13 - 11. 23 금호미술관 B1 (T.02-720-5114, 삼청로 18, 월요일 휴관)





         세 개의 파도, 하나의 바다                                기의 유기적 흐름은 춤을 추는 듯한 빛의 형상으로 표현되지만, 감상자가 자
                                                        신의 지각과 감성을 자유롭게 투영할 수 있도록 말 없음의 여백으로 남겨둔
        창남  22회 개인전                                     듯 조용하다. 이는 감상자가 알던 경험의 무게를 잠시 내려놓고, 내면의 순수
                                                        한 감각과 마주하는 시간을 갖게 하며, 작가가 탐구하는 초월적 공간에 대한
                                                        상상력에 공감할 것을 자극한다. '세 개의 바다'는 작가가 나/세계/타자의 관
        글 : 유근오 (미술평론)                                  계 맺음에 대한 성찰에서 출발한다. 사실 인간을 포함한 만물은 항상 고정된
                                                        정체성으로 존재할 수는 없다. 존재란 여느 관계 속에서 발자취를 남기고, 영
                                                        향을 주고받으며, 사라졌다가 다시 드러나는 과정을 반복한다. 그 과정에서
                                                        대상에 대한 감성은 본질이 아닌 현상적 드러남으로 작동하며, 바다 또한 단
                                                        순한 자연 대상을 의미한다기보다는 그것이 작가 내면과 의식 속에서 이루어
        사진과 회화 그리고 오브제, 그 경계를 흐르는 사유                    진 관계가 만들어 낸 층위로 나타난다. (-중략-)
        창남의 사진은 바다라는 대상과 렌즈가 마주하는 선택적 순간을 빛과 시간의
        필연적 조우를 통해 시각적으로 풀어낸 것이다. 이렇듯 파도의 존재를 포착        그의 사진에는 여러 가지 역설이 깔려 있다. 우선 가시 대상을 통하여 비 가
        하는 셔터의 찰나와 거기에 개입하고자 하는 작가의 감정 이입에 대한 갈망        시 대상을 보여 주는 것이 아니라, 역으로 명료한 색채로 치환된 비가시 대상
        은 빛(색)으로 작가의 조형 언어 안에서 다양한 표징으로 체현된다. 밤바다 공     을 통해 가시 대상을 부각하는 역설. 나아가 화면의 온난한 색채와 잔잔한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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