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6 - 전시가이드 2025년 11월 E-book
P. 66

미리보는 전시
















































        창가의 고요, 90.9×65.1cm, Oil on canvas






                            2025. 11. 3 – 11. 14 갤러리썬 (T.010-9729-5885, 효령로 72길 29)




         일상의 온도를 색으로 번역하다                               지 작가의 화면 속 공간은 단순한 장소가 아니라, 기억과 감정이 교차하는 ‘마
                                                        음의 풍경’으로 때로는 자신의 방이 되고, 창가의 한켠이 되며, 여름 오후의 시
        이다경 개인전                                         간으로 확장된다. 그 안에서 사물들은 제자리에 놓여 있지만, 색과 형태는 현
                                                        실을 그대로 재현하지 않는다. 겹쳐진 색면과 단순화된 형태는 기억의 층위
                                                        를 드러내며, 현실과 꿈, 존재와 흔적의 경계를 흐린다.
        글 : 이문자 (전시가이드 편집장)
                                                        <창가의 고요> 작품에서 드러나는 팝적이고 선명한 색채, 그리고 강렬하게
        이다경 작가는 “일상의 공간 속에서 마음의 온도를 찾아 색으로 옮긴다”라고       대비되는 오브제(핑크색 소파, 초록색 쿠션)의 색채와 조형감각은 현대회화
        말한다. 작가에게 일상은 언제나 가까이 존재하지만, 그 속의 감정은 자주 스      의 감각을 따르면서도, 작가만의 미묘한 감수성을 더해주는 장치로 활용된다.
        쳐 지나가는 유동적 실체다. 그는 의자, 화분, 창문, 빛과 그림자처럼 우리가     일상 공간이 정적이고 평면적으로 구현되지만, 창문 너머 펼쳐진 자연 풍경
        무심히 지나치는 사물들 속에서 오히려 인간의 내면적 온도와 기억을 가장         은 외부의 시간성과 무한함을 암시한다. 검정과 흰색의 체스판 바닥은 일상
        진하게 발견한다. 이렇듯 그의 회화는 사소한 것들 속에 깃든 고요함, 그 틈새     의 규칙성과 질서, 고양이나 식물 같은 생명은 우연성과 자유를 상징한다. 이
        에서 피어나는 감정의 결을 포착하려는 섬세한 시선에서 출발한다. 그래서인        처럼 작가는 공간·시간의 이중적 구조를 통해 현대인이 느끼는 고독과 안식,


        64
        64
   61   62   63   64   65   66   67   68   69   70   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