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0 - 전시가이드 2025년 12월 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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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경계를 여는, 그렇게 또 다른 현실을 여는
이재강의 회화
글 : 고충환( 미술평론)
2025. 12. 17 – 12. 23 갤러리이즈 (T.02-736-6669, 인사동)
이스라엘 여행기, 130×162cm, Acrylic on canvas, 2025
사람들은 삶을 연극에 비유하고, 영화에 비유하고, 책(보르헤스의 도서 특히 자기 자신과 만나는 자기반성적인 과정 그러므로 길과 관련이 깊
관)에 비유한다. 일엽편주 그러므로 망망대해를 저 홀로 떠가는 외로운 다. 영화에서의 로드무비가 그렇고, 문학으로 치자면 성장소설이 그렇다.
배와 같은, 칠흑 같은 우주에 던져진 미아와 같은, 고독한 존재(하이데 그리고 이재강의 그림이 그렇다. 잊힌 자기, 아득한 자기, 억압된 자기, 때
거의 세계에 던져진 존재)에 비유한다. 그리고 여행과 여로에 비유한다. 로 자기 자신조차 모르는 자기 그러므로 원형적 자기(칼 융의 원형적 이
저마다 목적지가 있을 것이지만, 종래에는 결국 자신에 가닿는, 잊힌 자 미지)에 이르는 먼 길을 떠나고, 그 길 위에서 추수된 자신의 조각들을 그
기, 아득한 자기, 억압된 자기, 때로 자기 자신조차 모르는 자기 그러므로 린다. 삶이 그렇듯 어떤 전제도 없이 시작하고, 그리는 과정에서 형상이
자기_타자에 이르는 길에 비유한다. 예술은 이러한 비유와 관련이 깊고, 찾아지는, 어쩌면 그 자체 생성회화라고 해도 좋을, 그런, 그림을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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