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6 - 전시가이드 2022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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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전시
































        조은주-안락의자-나무, 97x97cm, acrylic on canvas, 2022     권신애 TIME2 55x57 copperplate 2021












                             2022. 5. 5 – 5. 17 아트스페이스퀄리아 (T.02-379-4648, 평창동)








        조은주 회화전,                                        권신애 작가는 길가에 생명을 다하고 떨어진 나뭇잎을 주워 말리고 그것에 또
                                                        다른 생명의 의미를 넣어 작품으로 승화시키는 작업으로 흔한 잡초 중 눈에 띄는
        권신애 판화전                                         녀석을 집으로 가져와 말리고 그 작은 잎들을 드로잉으로 그리고 작품의 매개체로
                                                        재탄생시킨다. 말려진 작은 나뭇잎들은 하드그라운드를 바른 검은색 동판 위에
                                                        날카로운 니들로 새롭게 드로잉 된다. 그리고 이리저리 엉킨 선묘들 사이에 나는
                                                        세상사는 일상과 이야기들을 숨기듯 그려 넣거나 자아를 상장하는 꽃과 나비,
        글 : 아트스페이스 퀄리아 제공
                                                        항아리 등에 담아 표현한다.
        조은주  작가의  장식장과  안락의자는  어느  집에나  흔히  있는  가구로  저마다의   길가의 잡초, 그중에 또 작은 나뭇잎 하나, 그 안에 숨겨진 일상과 같은 선들은 또
        소중한  추억이  담긴  물건들을  보관하는  용도로  쓰인다는  점에서  장식장이란   한 번 인고의 과정을 거치며 염화제이철이라는 약품 안에 동판을 담그고 판에 그린
        가구는 결코 평범하지 않고 조건 없는 쉼을 제공 해준다는 점에서 안락의자 역시     동그란 모양을 뜯어내기 위해 며칠을 넣었다 빼는 인고의 과정을 보낸다. 이 또한
        특별하다. 길고 낡아 고독해 보이기까지 하는 그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는       우리네 인생에서 고난의 시간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완성된 동판은 시간과 노력의
        작가는 끝없이 펼쳐진 하늘과 바다, 매 순간 색다르게 다가오는 계절과 밤낮의      보답으로 아름답게 변신한다. 이렇게 완성된 판은 판화 기법을 이용해 색을 넣어
        시간들은 오래된 장식장을 채우기에 부족함이 없다. 안락의자 역시 그것들을 조건     종이에 찍기도 하지만 때론 동판 그 자체를 완성품으로 마무리하기도 한다. 부식된
        없이 품어준다. 그 속에 가득 메운 시간들, 그 시간을 스쳐 지나간 추억들은 내    동판 안에는 절망과 희망이라는 두 개의 심장 같은 십자가가 새겨 넣어져 있다. 내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져 준다.                               모든 삶을 기도로 담아 토해낸 삶의 십자가가 웅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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