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9 - 전시가이드 2023년 09월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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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보도자료는 crart1004@hanmail.net 문의 010-6313-2747 (이문자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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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 때면 반으로 갈라 수저로 속살을 곱게 긁어 얇아진 껍질 양쪽을 실로 묶
어 주시곤 했다, 참외 두레박은 어른들이 우물물을 퍼 올리던 두레박질을 흉 사람이 참외를 먹고 똥을 누면 일부 소화되지 않은 참외씨가 배출된다. 그리
내 내는 소꿉놀이 도구였다. 외손녀의 소꿉놀이에 매번 그 섬세한 작업을 반 고 예전엔 놓아기르던 개들이 애들이 놀다 싼 똥을 먹는 경우가 허다했다. 똥
복하시면서도 귀찮아하지 않으셨던 할아버지셨기에 참외만 보면 할아버지 속에 섞여있던 참외 씨가 거름으로 재와 함께 퇴비로 뿌려지거나 개가 돌아다
가 떠오른다. 니다 똥을 누면 그 곳에서 무더기로 참외 싹이 텄단다. 그러면 옛 어른들은 밭
을 매면서 몇 포기 참외 싹을 밭고랑에 그대로 두어 자라게 놔두었다. 일반참
참외란 이름은 ‘진짜’를 뜻하는 순우리말 ‘참’과 ‘오이’준말인 ‘외’가 결합한 합 외와 달리 크기가 아기 주먹보다도 작고 동글동글하며 무늬가 없고 단맛도 없
성어다. 참외의 기원을 보면 삼국시대부터 재배가 시작되어 통일신라시대에 는 먹잘 것이 없는 맛이란다. 하지만 그 시절엔 쉰개도 없어 못 먹는 간식이었
는 일반화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늘에 이르는 동안 재래종에서 품종개량 기에 아이들을 위해 일부러 남겨둔 것이다.
을 거듭해 맛좋은 노란 줄무늬 금싸라기 참외까지 온 것이다. 육질이 좋고 단
맛이 강하며 아삭아삭 씹는 맛이 있어 즐겨 먹는 이 참외는 다른 나라에서는 요즘이야 똥이든 오줌이든 변기에서 바로 정화조로 가 처리되고 개도 풀어 키
거의 재배가 되지 않는 품종이다. 우질 못하니 쉰개는 눈 씻고 찾아야 있을까 말까한 추억 속 참외다. 자연에서
와 자연으로 돌려주고 다시 자연에서 얻는 생태계 순환 방식은 점점 사라지고
사시사철 먹을 것이 흔해져 음식물 쓰레기가 넘쳐나는 오늘이다. 아주 짧은 시 있는 현실이니 더욱 그렇다.
간에 급변한 식생활의 풍요 덕에 배고픔도 선택이 되어버렸지만 부모님 세대
만 해도 보릿고개를 이야기하며 고개를 내젓는다. 밥거리도 부족하고 간식거 산뜻한 공기, 깨끗한 물, 안전한 먹을거리를 원하는 수요는 많아지는데 갈수록
리도 없으니 그나마 들과 산에서 나는 열매는 아이들 차지였단다. 험난한 공급이 문제가 되는 요즘 시대다. 화학물질이 사용되고 환경오염과 지
속적인 생태변화, 생태계의 균형을 깨뜨리는 외래종들이 유입되어 인간의 건
그 열매들 중 하나가 ‘쉰개’란다. 그야말로 이름도 독특해 무얼 가리키는지 알 강과 생명을 지키는 일이 날로 위협을 받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인공비료나 농
수 없어 개(犬)의 별다른 명칭인가 싶었는데 알고 보니 개똥참외의 방언이다. 약 등의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고 유기물을 사용하여 재배한 건강한 식품을
이 쉰개는 산이나 밭이나 들이나 풀숲, 후미진 골목 어디서나 흔하게 저절로 찾게 된다. 이를 통해 건강과 생명을 지키고, 환경보호와 자연보호에 참여하는
자라던 참외넝쿨에 열린 열매였다. 건강한 식습관과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된다.
우리 조상들은 신토불이(身土不二)로 토양을 일구고 먹을거리를 가꾸어 왔다.
•한맥문학 신인상 등단(1994) 생태계에 관심을 갖고 유기농에 대해 신뢰가 높아진 것도 오염된 우리 몸을 바
•광주문인협회 회원 로 잡으려는 본능인지도 모른다. 어찌 보면 질긴 생명력을 보유한 진정한 웰
•광주문학 현 편집위원 빙이었던 개똥참외. 참외면서 얄궂게 개똥이란 수식어가 붙은 ‘쉰개’. 이젠 아
•'월간전시가이드 쉼터' 연재 스라한 옛날 옛적 이야기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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