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8 - 전시가이드 2023년 09월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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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전시













































          Untitled, 41x53cm, oil on canvas, 2023







                               2023. 9. 5 – 9. 26 갤러리PaL(T.010-2217-3210, 압구정동)




         "Rewrite"                                      붓 터치가 만들어낸 크고 작은 면, 색채, 그리고 어쩌면 향기?)로 환원하고 있
                                                        다는 점에서 모더니스트로서의 면모가 읽힌다.
        박미연 개인전                                         그리고 결정적으로, 사과는 다름 아닌 자신에게서 시작된다고 했다. 자신에
                                                        게서 시작되는 사과? 자신으로부터 비롯되는 사과? 자신(만)의 사과? 세잔의
                                                        사과 역시 그랬다. 세잔으로부터 비소로 막 시작된 사과, 세잔 이전에는 존재
        글 : 고충환(Kho, Chung-Hwan 미술평론)                   하지도 않았던 사과, 그러므로 세잔의 사과가 아니라면 현대미술의 신화를
                                                        열지도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주지하다시피 세잔으로 하여금 그 신화를 열
                                                        게 해준 계기가 구조였다.
        작가 박미연은 꽃을 그리고 사과를 그렸다. 작가는 가장 근원적인, 원초적인,
        기본이 되는 동기로 인해 사과는 자신으로부터 시작된다고 했다. 여기서 근        색(의 미묘한 떨림)은 화면 속에서 향기를 연상시킨다. 누군가 작품에서 점,
        원적인, 원초적인, 기본이 되는 동기가 세잔이 추구했던 항구적인, 항상적인       선, 면을 말할 때 나는 향기로 답한다...화면과 온전히 하나가 된 색과 표현으
        사물 대상의 구조와 통하고, 사물 대상(그리고 사물 대상의 재현)을 형식요소      로 이루어진 하모니...시종 그림을 그리는 단 하나의 이유는 색이다. 무엇을 그
        로 환원한 모더니즘 패러다임의 환원주의와도 통한다. 그러므로 작가의 작가        리는가는 중요하지 않다(작가 노트).
        적 태도에는 세계(그리고 세계의 재현)를 회화적 형식요소(이를테면 중첩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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