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 - 고니 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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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몰  /  고니



                                                         오래도록
                                                       서럽던  여자
                                                    강둑  끝에서  울다가
                                                    불타는  강물  속으로
                                             말릴  틈  없이  걸어  들어가는  것을
                                                       나는  보았다
                                                  잠시  강이  끓어오르더니
                                                       이내  잠들고
                                               서러운  혼령이  내게로  왔는지
                                                     어두운  강둑  끝에
                                                       내가  서  있다






                                                      어부  /  고니


                                                  아내가  울면서 말하였다
                                                   여보  당신은  어부예요
                                                   물고기를  잡아  오세요
                                         당신의  성긴  그물로  걷어  올린  꿈과  희망은
                                                먹을  수도  입을  수도  없어요
                                              이제  그냥 물고기를  잡아  오세요


                                               어부는  오늘도  그물을  내린다
                                                    세상이라는  바다에
                                                그  헛되고  성긴  그물  사이로
                                           물고기처럼  아내와  아이들이  자유롭게
                                                 자유롭게  달아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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