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눈깨비 / 고니 취한 새벽 집에 가지 말라고 변두리 여인숙 같은 가슴에 백열전구 같은 그리움 켜고 창밖이나 보면서 끊었던 담배나 다시 피우라고 진눈깨비 내린다 걸음마다 질척거리며 네 이름이 밟힌다 가을장마 / 고니 가을장마 속으로 사람이 사람을 보낼 준비를 한다 우산을 챙기고 창밖 빗줄기를 가늠하며 조금만 더 기다리라 해본다 가을장마 속으로 사랑이 사랑을 보낼 준비를 한다 빗길 나서기도 전에 이미 마음은 다 젖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