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 - 고니 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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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눈깨비  /  고니



                                                        취한  새벽
                                                     집에  가지  말라고
                                                변두리  여인숙  같은  가슴에
                                                백열전구  같은  그리움  켜고
                                                     창밖이나  보면서
                                               끊었던  담배나  다시  피우라고
                                                     진눈깨비  내린다
                                                         걸음마다
                                                        질척거리며
                                                     네  이름이  밟힌다




                                                     가을장마  /  고니


                                                     가을장마  속으로
                                                          사람이
                                                 사람을  보낼  준비를  한다
                                                      우산을  챙기고
                                                  창밖  빗줄기를  가늠하며
                                                        조금만  더
                                                     기다리라  해본다
                                                     가을장마  속으로
                                                          사랑이
                                                 사랑을  보낼  준비를  한다
                                                    빗길  나서기도  전에
                                                  이미  마음은  다  젖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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