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 - 숨겨진 우리나라 보물찾기, 빼앗긴 한국 문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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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일제 강점기에 조선총독부 등 관이 개입하여 유산을 일본으로 밀반출한 사례이다. 그 대표적
인 경우로는 조선시대에 국가적으로 귀중한 서적을 보관하였던 사고
의 장서 중 오대산 사고본을 빼돌린 일을 들 수 있다. 즉, 1914년 총독
부 소속 관원들과 평창군 서무주임 오케구치 등이 주동이 되어, 오대
산 사고에 보관되어 있던 서책 150점을 강릉, 주문진을 통하여 일본
동경제국대학으로 밀반출시켰다. 그러나 이들 서적들은 1923년 동경을
불바다로 만든 관동대지진의 와중에서 불타 버리고 말았다.
넷째, 구한말 서양 외교관들에 의한 유
선조 39년(1606년)부터 조선왕조실록과 조
물 반출 사례이다. 1880년대 서울에 외국 선왕실의궤 등을 보관한 오대산 사고
공관들이 생기면서 외교관들이 조선에 출입하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조선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졌으며, 이와 함께 한국 골동품에 대한 수집도 시작되었
다. 예를 들면 주한 러시아 공사였던 베베르(Veber, K)는 우리 민속품의 러시
아 유출에 큰 역할을 하였다. 또한 당시 프랑스 공사 플랑시는 재임 기간 중
인류학자 바라 및 모리, 쿠랑 등의 도움을 받아 한국 유물과 고서적을 상당수
수집하였다. 이들 유물은 현재 파리 국립기메동양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현
철조 천수관음보살 좌상
재 기메 박물관에 소장된 한국 유물은 914점으로, 그 중에는 <철조 천수관음
(프랑스 기메 박물관 소장)
보살 좌상>과 같이 국내에는 희귀한 유형의 불상도 포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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