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2 - 칭의와 성화-김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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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 년간의 ‘새 관점’에 대한 논쟁은 그것의 주창자들인 던(Dunn) 과 라이트(Wright)로 하
            여금 자신들이 칭의론의 법정적 의미를 경시하고 선교적, 교회론적 의미만을 강조한 것을
            반성하게 하고, 다른 한편 그것의 비판자들로 하여금 ‘새 관점’이 공헌한 점들, 특히 바울이
            칭의론을 전개하는 선교적 맥락에 대한 더 실제적인 이해를 인정하게 하였습니다. 그 논쟁
            은 우리로 하여금 바울의 칭의론도 근본적으로 유대교와 비슷하게 하나님과의 올바른 관
            계에 ‘진입함’과 그 관계 속에 ‘머무름’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 그러나 그 구조가 칭
            의 된 자가 성령의 도움으로 그 관계 속에 ‘머무름’을 하게 되며 결국 최후의 심판 때 하나
            님의 아들 주 예수 그리스도의 중보로 칭의의 완성을 받는다는 삼위일체적 은혜의 구조로
            변형되어 나타난다는 사실을 더 깊이 이해하게 했습니다. 그래서 그 논쟁은 결과적으로 우
            리로 하여금 칭의론에 대한 더 풍부한 이해를 얻게 했습니다.




                  2)      예수의 하나님 나라 복음과 바울의 칭의의 복음


            이러한 학계의 토론들은 저로 하여금 로마서 1장 서론에 나오는 복음에 대한 두 개의 정의
            들, 즉 1:3~4에 나오는 기독론적 정의와1:16~17에 나오는 구원론적 정의의 하나 됨을 새
            롭게 깨닫게 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자신의 아들을 세상에 보내시어 ‘다윗의 씨’(곧 메시아) 예수로 태어나게 하시
            고, 그를 대속의 제사로 바쳐지게 하신 후 죽은 자들 가운데서 일으키시어 자신의 우편에
            높이시고 자신의 통치를 상속받아 대행하는 아들로 선포하셨다. 즉, 만유의 주로 선포하셨
            다”는 예루살렘 교회의 복음(롬 1:3~4)에는 ‘하나님의 의’, 즉 하나님의 우리에 대한 하나님
            노릇 해 주심, 우리 죄를 용서하시고 우리를 자신과의 올바른 관계로 회복하여 주심이 계
            시된다. 그러므로 이 복음은 모든 믿는 자에게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의 힘이다. 그러므로
            유대인이든 헬라인이든 이 복음을 믿는 자는 의인이 된다. 즉, 하나님과 올바른 관계를 가
            진 사람이 된다”(롬 1:16~17).
            여기에 필자가 꽤 오랫동안 연구하여 오던 주제, 즉 바울의 예수 전승 사용에서 얻은 통찰
            이 덧붙여졌습니다. 예수께서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선포하시면서, “하나님께서 자신을 통
            해 사탄의 나라를 멸망시키신다”라는 묵시적 큰 틀을 유지하시되, 그것의 인간론적 적용,
            즉 “그리하여 죄인들과 병자들을 사탄의 죄와 죽음의 통치로부터 구출하여 자신의 ‘잔치’(
            곧 영생)에 참여하게 하신다”라는 메시지에 집중하였듯이, 바울도 “하나님께서 그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사탄을 근본적으로 꺾으셨다. 지금 그의 잔여 세력을 소탕해 가신
            다. 장차 완전히 멸망시키실 것이다. 그리하여 자신의 통치를 완전히 실현하실 것이다”라
            는 묵시적 틀을 가진 ‘하나님의 아들에 관한 복음’(롬 1:3~4; 8:31~39; 고전 15:23~28; 빌
            2:6~11 등)을 선포하되, 그것의 인간론적 적용, 즉 “죄인들을 의인이 되게 하신다. 즉, 사탄
            의 죄와 죽음의 통치로부터 구출하여 자신과의 올바른 관계로, 즉 자신의 통치 아래로, 즉
            자신의 통치를 대행하는 자신의 아들의 나라에로 이전시키신다”에 집중한다는 것(롬
            1:16~17; 5:6~8; 8:3~4; 갈 4:4~5; 빌 3:20~21; 골 1:13~14 등)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
            리하여 본서의 한 논지가 형성된 것입니다. “바울의 칭의의 복음은 예수의 하나님 나라 복
            음의 구원론적 표현이다.”
            그러므로 칭의론을 단지 법정적 의미로만 해석하여 ‘무죄 선언’이라고만 하든지, 기껏해야
            (우리가 사실은 의인이 아닌데, 그래도 하나님은 우리를) ‘의인이라 칭함/인정함’이라는 법
            적 허구(legalfiction)로 이해해서는 안 되고, ‘의인의 신분을 얻음’을 관계론적으로 제대로
            해석하여 실제로 하나님과의 올바른 관계에 들어감/서게 됨, 즉 하나님(의 아들)의 나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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