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1 - 월간사진 2018년 1월호 Monthly Photography Jan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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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말말_최종_월간사진 2017-12-20 오전 11:26 페이지 4
새로운 작가 발굴일까 아니면 숟가락 얹기일까?
의외로 유명 작가가 공모전 당선 목록에 자주 등장한다. 갤러리, 미
술 관련 협회 등에서 공모전을 개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공모전의 장점은 참여자의 자발성이 작용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적
극적인 지점이 있다는 것이다. 단점은 보이는 부분이 강조되다 보
니 기존에 알지 못했던 작가와 작품을 비교할 경우 그 진정성을 알
아차리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분명 공간마다 공모전을 진행하는
목적이 다를 것이다. 대안 공간이나 신생 공간의 경우 새로운 작가
를 발굴하는 의미가 클 것이다. 반면, 유명하거나 전통이 있는 공모
전은 유명한 작가에게 권위를 더 부여해주고, 자신들도 그 권위를
함께 누리기 위해서 진행하기도 한다.
공모전 안과 밖의 온도 차이는?
외부에서 바라본 공모전과 내부에서 바라본 공모전은 너무 다르다. 사람이 하는 일인데 백퍼센트
객관적이고 공정할 수 있을까. 당연히 아니라고 하겠지만 그래도 궁금하다.
의견1) 외부에서 공모전을 볼 때 이 작가가 왜 그 공모전에 선정된 것인지 미심쩍었던 경우가 있었
다. 심사위원이나 심사과정을 잘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내부에서 공모전을 지켜보니
합리적인 과정으로 진행된다는 걸 알게 됐다. 가령 심사위원들 각자가 나름의 점수를 매기고, 그 합
계를 통해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대상자가 선정되는 경우 심사위원 한 명의 힘이 크게 작용한다
고 보기에는 어렵다. 물론 토론이 이뤄지는 최종 심사의 경우 좀 더 타당한 근거를 든 심사위원의
의견이 관철되는 경우가 많다. 그것이 심사위원의 개인적인 친분 때문이라면 문제가 될 수도 있다.
공모전은 심사위원 각자의 미적 취향이 반영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어떤 인물을 심사위원으로 선
정하는지가 중요하다. 단, 대안공간이나 신생공간에서 공모전을 진행하는 경우 심사위원의 권위
가 크게 필요하지 않다면, 공간의 디렉터나 큐레이터들이 자기 공간 성격에 맞는 작가를 뽑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의견2) 학연과 지연, 친분 관계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잘 안다는 것이 꼭 개인적인 친분이라
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작가 작업에 대해 정확히 아는 것도 여기에 속한다. 작업 내용, 작가로서
의 자세, 삶의 태도 등이 다른 심사위원들에게 잘 전달된다면 분명 심사과정에서 플러스 요인으로 좋은 작품이란 무엇일까?
작용할 것이다. 공모전에서 심사위원의 관심을 받을 수 있는 작품이 따로 있나?
의견3) 서울대, 홍대, 한예종이 미술계 주류 아닌가. 여기 출신들이 갤러리 관장, 유명 작가로 활동
하는 것은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다. 공모전 지원 전, 자기 작업을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작업 개념과 그것을 구현한 작품이 일치하는 게 좋은 작업이라고
뜻이다. 동점이 발생할 경우 심사위원이 자신과 친분관계가 있는 사람을 뽑아줄 수 있는 건 전 세계 생각한다. 예를 들어, 자본주의 소비를 비판한다고 작업 개념을 썼
어디나 다 똑같다. 또한, 한 명 내정해놓고 나머지를 들러리 세우는 것이 비단 미술 공모전에서만 는데, 작품이 소비를 제대로 비틀지 못하고 현상이나 표면을 드러
볼 수 있는 일이 아니지 않은가. 면접 뒤 지원자들끼리 이야기하다 보면 자신이 희망을 가져도 될지 내는 정도라면 문제가 있을 수 있다. 공모 신청서도 성실하고 꼼꼼
아닐지 금세 파악할 수 있다. 하게 작성해야 한다. 실현되지 않은 작업보다는 가시적으로 확인
할 수 있는 작품을 구현한 후에 공모전에 제출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