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9 - 월간사진 2018년 1월호 Monthly Photography Jan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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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말말_최종_월간사진 2017-12-20 오전 11:26 페이지 2
취업과 예술,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까?
너무 오래된 커리큘럼. 동시대 흐름을 따라가고 있나?
사진학과를 나와도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사진학과는 예술 할 사람, 즉 전
사진학과 학생들은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커리큘럼이 똑같다.”고 말한다. 커리큘럼은
업 작가를 지망하는 사람들만 지원해야 할까?
왜 시대 흐름에 맞춰 바뀌지 못하는 것일까?
현실적으로 취업이 어렵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다. 사진학과는 사진 관련
기초학문을 가르치는 게 맞다. 사실 이것도 인터넷과 사진 기술이 좋아져 의견1) A대학 사진학과의 경우 시대에 맞춰 커리큘럼에 변화를 주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서 혼자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기는 하다. 만약 작가가 되고 싶다면 제한된 강좌수다. 이는 타 학과와의 융합으로 풀고 있다. 현실적으로 사진교육은 현대미
대학원에서 심화 과정을 공부하면 된다. 외국의 사례를 보면 경영대나 법 술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지 않다. 해외 대학과의 교류, 해외교수 초빙을 통해 현대 예술
대를 졸업한 다음 사진과로 진학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어떤 면에서 의 첨단을 지향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 물론 글로벌 교육 시대에 맞춰 영어 강좌도 진
는 오히려 이런 사람들이 경쟁력이 더 있을 수 있다. 사진학과는 아트스쿨 행하고 있다.
개념으로 가는 것이 맞다. 취업 눈치 안 보고, 하고 싶은 공부와 작업을 하 의견2) 우리나라 사진교육은 시작부터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었다. 사진교육이 시작
는 것이 우리나라 사진계의 발전을 위해서 더 낫다. 취업만 생각하면 더 암 될 당시 강사 대부분은 일본 학원에서 공부하고 왔던 사람들이다. 그것도 아주 짧은 기간
울하다. 산업 기반이 없는데 일자리가 늘어날 수 있을까. 동안. 1980년대 후반부터 사진학과가 늘어났고, 유학 1세대들이 돌아왔다. 그런데 유학
1세대 대부분이 대학원 유학 출신이다. 학부 유학이 아닌 까닭에 정작 사진의 기초를 가
져오지 못했다. 체계적으로 공부하려면 학부부터 공부해야 하는데 말이다. 지금 상황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석사과정만으로 사진을 심도 있게 공부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 동
시대 사진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을까. 예전에 배운 걸 지금 어린 학생들에게 그대로 전달
하는 게 과연 현실적인 것일까. 또, 전공 용어도 잘 모르는데 영어로 수업하는 게 무슨 효
과가 있는지 모르겠다. 영어 강좌를 늘릴 것이 아니라, 좋은 학문을 잘 배워서 잘 가르치
는 선생들이 많아져야 하는 게 먼저다.
사진학과 통폐합에 장밋빛 미래가 있을까?
여기 저기서 사진학과가 다른 과와 합쳐진다고 난리다. 사진을 배웠는데,
다른 과에서 잘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의견1) 사진학과는 첨단 학문 분야로 거듭 발전하여 각광 받고 있다. 소프
트웨어 강화 프로그램을 개설하고, 타 전공과 협업하는 뉴미디어아트 대
학원을 신설할 예정인 대학도 있다. 사진학과는 통폐합이 아니라 그 영역
을 디지털미디어 분야로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드론 과정을
준비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의견2) 분야가 확대되면 오히려 사진의 입지는 줄어든다. 예를 들어, 인터
랙티브(Interactive) 예술에서 사진 잘 찍고, 포토샵 잘 하는 게 과연 도움
이 될까. 사진학과와 프로그래밍이 결합된 분야에서 사진학과 출신이 코
딩에서 강점을 보일 수 있을까. 냉정하게 말해서 낙관적일 수 없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