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4 - PHOTODOT 2017년 8월호 VOL.45 J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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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eSeung Chung, Palmistry, Phrenology, Archival Pigment Print, 54x72cm, 2016 ⓒ HeeSeung Chung, Untitled, Archival Pigment Print, 56x74cm, 2013
표면과 그 내면을 사유하게 하는 시적 사진
정희승의 작업은 강하게 자기 발언을 하기보다는 시적인 방법으로 사진적
표면과 여백을 다루고 있다. 사진에서 등장하는 대상들만큼이나 공간의 여
백이 많은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 것이다. 평평하면서도 깊고, 비었으나 충만
한, 익숙하면서도 대상과의 거리가 느껴지는 사진, 그런 의미에서 비례와 균
형을 잃지 않으면서도 조형성과 리듬감을 추구하는 정희승의 작업을 ‘표면
의 시학’이라 명명해도 과언이 아닌 듯 보인다. 이렇게 정희승은 명확한 의
도를 가지고 사진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사진으로 담을 수 있는 작가만의
색채와 키워드로 풀어내고 있다. 《스탄차 Stanza》는 이제까지의 작업을 새
롭게 구성하고 배치하면서, ‘사진이란 무엇인가’를 묻기보다, ‘사진으로 무엇
을 할 수 있는가’를 묻는다. 그리고 보는 이로 하여금 내면과 표면, 이미지와
텍스트, 감춤과 드러냄의 관계를 비판적으로 사유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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