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9 - PHOTODOT 2017년 8월호 VOL.45 J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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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Fork, Paris 1928
©Ministère de la Culture et de la Communication - Médiathèque de l'architecture et du patrimoine, Dist. RMN-Grand Palais / Donation André Kertész
뉴욕으로 이주할 당시 케르테츠는 자신의 원판 필름 대부분을 파리에 놓고
떠났다. 이후 20여 년이 지나 케르테츠가 다시 파리로 돌아가 작품들을 되찾
Broken Plate, Paris 1929
았을 때, 유리 원판 네거티브 필름들 중 절반 이상은 손상되고 깨진 상태였
다. 그중 한 작품인 <깨진 원판>은 1929년 파리의 몽마르트에서 촬영한 것
으로, 당시 그는 새로운 렌즈를 테스트하던 중이었다. 훗날 이 유리 원판을
되찾은 케르테츠는 깨져서 구멍이 생기고 금이 간 원판을 그 상태 그대로 인
화함으로써 우연의 의한 미학적인 효과를 만들어냈다. 우연의 요소를 예술
로 가져와 새로운 예술로 승화시킨 이 작품은 굉장히 현대적이면서도 그의
새로운 실험정신을 보여주기도 한다.
한편, 1933년 도색 잡지 미소의 주문을 받아 한층 더 왜곡된 여성 누드 사진
을 제작한 케르테츠는 <왜곡>시리즈를 본격적으로 작업하며 자신의 예술적
실험을 한발 더 전진시켰다. 그의 이 실험적 작업은 신체가 뒤틀려 보이거나
절단되거나 늘어져 보이는 사진이 주는 기이함과 기괴함을 통해 역설적으로
여성 신체의 신비로움을 깊게 탐닉하고 있다. 이러한 시도는 초현실주의가
추적한 무의식(꿈)의 세계에 대한 실험과도 맞닿아 있는데, <왜곡>시리즈는
당시에는 크게 주목받지 못하고 한참 뒤에 재조명되어 1976년에 이르러서야
©Ministère de la Culture et de la Communication - Médiathèque de l'architecture et
12컷의 왜곡 이미지로 구성된 책이 출판되었다. du patrimoine, Dist. RMN-Grand Palais / Donation André Kertés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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