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2 - 월간사진 2017년 8월호 Monthly Photography Aug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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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6-209)칼럼3(셀피)_월간사진  2017-07-20  오후 1:37  페이지 206







                Column 3

                                                      셀·피·다·반·사




                                     셀피의 주체는 자기 자신이다. 렘브란트, 고흐, 프리다 칼로는 자화상을 그렸고, 신디 셔먼, 낸 골딘은
                                  자신의 모습을 사진으로 기록했다. 예술가들이 셀프 포트레이트를 통해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전달해왔다면
                                     오늘날 대중에게 셀피는 어떤 의미일까. 21세기를 대표하는 문화현상이 된 셀피에 관한 짧은 단상.
                                           에디터 | 김민정 · 디자인 | 전종균 · 이미지 제공| 영국 사치 갤러리(www.saatchigallery.com), 사비나 미술관(02-736-4371)



































                                                  빈센트 반 고흐의 자화상




                나르시시즘과 정체성 탐구 사이                                        그렇다면 셀피라는 단어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사진 역사 속 셀프 포트레이트는 어떤
                2013년 셀피라는 단어가 옥스퍼드 출판사에 의해 ‘올해의 단어’로 선정된 지 4년이 흘       모습일까. 로버트 코닐리어스(Robert Cornelius)는 카메라를 이용해 셀프 포트레이트를
                렀다. 예술계에서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자신의 모습을 예술의 소재로 삼은 아티스트의           찍은 최초의 사진가로 알려져 있다. 그는 지금으로부터 무려 178년 전인 1839년, 무표
                작품을 재조명하는 전시가 세계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 오늘날 자기표현 방식의 최전선          정한 상태로 카메라 앞에 섰다. 수백 년이 지난 후 셀피가 일상이 될 것이란 생각은 전혀
                에 있는 셀피 문화를 과연 ‘나르시시즘(Narcissism)’에 빠진 집단적 정신 증후군으로 치   하지 못했을 순간이다. 1840년 이폴리트 바야르(Hippolyte Bayard)가 촬영한 ‘비탄에
                부해야만 할까.                                                젖은 자화상’ 역시 또 다른 의미에서 최초의 셀프 포트레이트로 기억된다. 사진 발명이라
                따지고 보면 셀피의 역사는 예술의 역사와 그 맥을 같이 한다.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독일        는 엄청난 공을 루이스 다게르(Louis Daguerre)에게 빼앗긴 것을 비관해 비통에 빠진 자
                화가 알브레히트 뒤러(Albrecht Dürer)는 14세의 어린 나이에 섬세함이 돋보이는 자화   신의 모습을 시신처럼 연출해서 기록한 작품이다. 그 후로도 셀프 포트레이트를 통해 예
                상을 그렸고, 빛의 화가 렘브란트(Rembrandt Van rijn)는 평생 100여 점이 넘는 자화상  술적 감수성을 표출한 사진가는 수없이 많다. 남장을 하고 카메라 앞에 선 클로드 카운
                을 남긴 것으로 유명하다. 37년이라는 짧은 삶을 살다 간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Claude Cahun), 무한한 상상력의 나래를 사진이란 매체를 통해 마음껏 펼친 만 레이
                Gogh), 입체파 화가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 불우했던 자신의 삶을 예술로 승화  (Man Ray),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감각적으로 기록한 일스 빙(Ilse Bing), 세상과
                시킨 프리다 칼로(Frida Kahlo), 팝아트의 거장 앤디 워홀(Andy Warhol), 사진보다 더  직접적으로 소통을 거부했지만 카메라 앞에서만은 자유로웠던 비비안 마이어(Vivian
                사진 같은 작품으로 세상을 놀라게 한 극사실주의 화가 척 클로스(Chuck Close) 역시 자   Maier) 등이 셀프 포트레이트의 매력에 일찌감치 눈 뜬 사진가들이다.
                신의 예술적 정체성을 자화상으로 표출시킨 작가다. 영국 아티스트 마크 퀸(Marc Quinn)    현대미술로 눈을 돌려보면 사진을 읽는 재미는 배가 된다. <무제 영화 스틸> 시리즈를 시
                은 <Self> 시리즈로 현대미술사에 가장 큰 충격을 던진 작가라고 할 수 있다. 그는 1991   작으로 현대미술 담론의 중심에 선 신디 셔먼(Cindy Sherman)을 비롯해, 남자 친구에
                년 5년 동안 모은 자신의 혈액 4.5L를 이용해 두상을 만들었다. 이 시리즈는 5년마다 제     게 폭행을 당해 시퍼렇게 멍든 자신의 모습을 가감 없이 기록한 낸 골딘(Nan Goldin), 저
                작되며 현재까지 총 다섯 작품이 완성되었다. 작가는 일정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해서 보         명한 아티스트 혹은 자신의 가족으로 분장한 다음 카메라 앞에 선 질리안 웨어링(Gillian
                관해야 하는 이 까다로운 작업을 통해 삶과 죽음의 경계, 생명의 나약함과 유한성에 대해        Wearing), 살아있는 조각이란 개념을 내세워 스스로를 작업의 전면에 내세운 듀오 아티
                이야기한다.                                                  스트 길버트 & 조지(Gilbert & George), 자전적인 이야기를 예술의 소재로 사용한 트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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