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3 - 월간사진 2017년 8월호 Monthly Photography Aug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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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6-209)칼럼3(셀피)_월간사진 2017-07-20 오후 1:37 페이지 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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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프리다 칼로에게 자기 자신은 가장 좋은 작품의 소재였다. 02 빛의 화가 렘브란트의 자화상. 03 거울을 통해 그림을 그리는 자신의 모습을 화폭에 담은 벨라스케스의 대표작 ‘벨라스케스와 왕실 가족’ 04 넬슨 만델라 남
아프리카 공화국 대통령의 영결식장에서 셀피를 찍고 있는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이시 에민(Tracey Emin) 등 그 수를 일일이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다. 그들이 사진이란 매 에민 같은 동시대를 대표하는 아티스트, 조니 브리그, 사이몬 로버트, 주노 칼립소 등 현
체를 사용한 것은 공통적이지만 표현 방식과 작품 속에 담아낸 이야기는 저마다 다르다. 재 활발하게 활동 중인 영국 사진가의 작품에 이르기까지 시대를 총망라한 아티스트들
주목할 것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셀프 포트레이트를 이용해 작품을 남긴 작가 중 유독 여 이 자신을 작품 속에서 어떻게 대상화하고 표현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전시로 화제를 모
성 사진가가 많다는 점이다. 그들이 전부 남성이 중심이 된 사회가 규정한 여성상을 비판 았다. 전시에 참여한 조니 브리그(Jonny Briggs)는 작가 자신과 자신의 가족을 작품에 적
하기 위해 카메라 앞에 서지는 않았지만, 사회적 약자인 여성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극적으로 활용해온 젊은 아티스트다. 그는 자기 자신을 작품의 주요 소재로 사용하는 이
과감한 선택을 했다는 사실은 간과할 수 없다. 유에 대해 “작업을 통해서 가족 간의 관계, 유년 시절의 나와 현재의 나, 진짜와 가짜의 경
국내 작가로는 작업 초기 셀프 포트레이트를 중심으로 과감한 사진적 실험을 진행한 구 계 등에 관한 질문을 던지고자 한다. 이 모든 작업은 궁극적으로 진정한 자아를 찾기 위
본창, 뉴욕에서 활동하며 다양한 인종 사이에서 촬영한 작업을 통해 정체성을 탐구한 니 한 하나의 방편이다.”고 밝혔다.
키 리, 아찔한 높이의 빌딩 끝에서 촬영한 셀프 포트레이트로 위태로운 청춘의 심경을 대 아울러 셀피를 주제로 한 사진공모전을 향한 반응도 뜨거웠다. 총 113개국에서 1만4천
변한 안준, 의식과 무의식의 관계를 감각적인 셀프 포트레이트로 가시화한 윤아미, 그리 여 장의 셀피가 응모되었을 정도다. 특히 아마추어 사진가들이 셀피를 주제로 다양한 관
고 정체성의 혼란을 겪은 자신의 이야기를 셀프 포트레이트를 통해 보여준 재일교포 사 점과 형식의 작품을 보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SNS에 범람하는 보여주기 식 셀피와는
진가 김인숙 등이 있다. 차별화된 뚜렷한 개성을 갖고 있는 작품이 주를 이뤘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에서도 셀피를 주제로 한 전시가 인기를 끌고 있다. 8월 4일까지 사비나 갤러
셀프 포트레이트를 대하는 예술가의 자세 리에서 열리는 <#셀피-나를 찍는 사람들>전은 강은구, 고상우, 한경우, 김가람 등 국내외
셀피가 사회에 끼친 영향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 예술계가 셀피라는 전 지구적 사회 현상 작가들이 셀피를 주제로 완성한 작품을 소개하는 전시다.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가상
에 주목하는 이유도 바로 그 지점에 있다. 지난 봄 영국 사치 갤러리(Saatchi Gallery)에 의 인물을 설정하고 온라인 퍼포먼스를 진행해 화제를 모은 아말리아 울만(Amalia
서 셀피를 주제로 한 대규모 그룹전 <From Selfie to Self-Expression>이 열렸다. 21세 Ulman)의 사진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아말리아 울만은 온라인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가
기 주요 화두로 떠오른 셀피를 예술사 전반에 걸쳐 되돌아볼 수 있도록 기획한 대형 전시 상과 현실의 구분이 모호해진, 가짜가 판치는 세상에 대해 일침을 가하는 사진작업으로
였다. 렘브란트와 반 고흐 같은 세기의 아티스트가 남긴 자화상부터 신디 셔먼, 트레이시 주목받았다. 또한 미술관에서 인생샷을 찍을 수 있는 조명을 갖춘 김가람 작가의 설치 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