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8 - 월간사진 2017년 2월호 Monthly Photography Feb 2017
P. 28

Special1 우희종_최종_월간사진  2017-01-20  오후 7:02  페이지 1






               Special 6



                                                  예술품 수집의 가치 우희종



                                    수의학자와 아트 컬렉터. 전혀 어우러지지 않을 법한 두 단어를 하나의 수식어로 만든 인물이 있다.
                                           삶에 대한 성찰을 예술에서 찾고 있는 서울대 수의학과 우희종 교수 이야기다.
                                                              에디터 | 김민정 · 디자인 | 서바른













































               플라톤은 예술이 사람의 성품을 온전하게 한다고 여겼다.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면역학          사용해 작품을 완성하는 빅 뮤니츠는 현대미술계에서도 화제를 모은 작가다. 세계적으로
               교수 우희종 역시 예술이 자신의 삶을 균형 있게 만든다고 말한다. 그저 예술이 좋아서 하       명성을 얻고 있는 아티스트의 작품을 소유하게 된 것은 처음이었다.
               나 둘 모으기 시작한 작품이 어느새 40여 점에 달한다. 한국을 대표하는 수의학자란 타이       소장의 법칙 주로 회화와 사진 등 평면 작품이 주를 이룬다. 이왈종, 박항률, 강익중, 남관,
               틀에 아트 컬렉터란 수식어를 더해도 전혀 어색할 것 없는 수준이다. 낯선 기계장치가 빼        김종학, 윤병락 등 한국을 대표하는 아티스트 작품이 과반수 이상을 차지한다. 투자 목적
               곡하게 늘어선 복도를 지나 도착한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 연구실에서 우희종 교수를 만          의 컬렉터가 아니기에 철저히 개인적 취향에 맞춰 작품을 선택한다. 가까이 두고 편하게
               났다. 스페인 사진가 마리아노 바르가스의 작품과 수천 권의 책이 함께 숨쉬고 있는 매력        즐길 수 있는 감성적인 작품이 주를 이룬다.
               적인 공간이었다.                                               사진의 예술적 가치에 눈 뜨다 유학시절 카메라를 들고 거리로 나선 적이 있다. 직접 촬영
                                                                       을 하며 든 생각은 사진의 폭력성에 관한 것이었다. 사물이나 사람이나 촬영 대상은 사각
               예술을 통해 찾은 삶의 균형 균형적인 삶을 살기 위해서는 이성과 감성의 조화가 무엇보         프레임 속에 갇히게 된다. 생명이 있든 없든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피조물은 끊임없이
               다 중요하다. 이성에 편중된 직업을 갖고 있다보니 감성적인 부분을 채우기 위해 평소 문        변해가는 것이기에 사진에 대한 호감이 반감되었다. 이런 고정관념을 깬 계기는 사진가
               학 관련 도서를 많이 읽는 편이다. 하지만 시각 예술작품을 통해 느끼는 감성은 좀 더 특별      이명호의 <나무> 시리즈를 통해서였다. 그의 작품을 보고 사진이 하나의 훌륭한 예술 표
               하다고 생각한다. 예술품을 직접 소장하고 싶다는 욕구가 생긴 이유다. 예술을 가까이 한        현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사실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그 후 사진을 수집 목록에 포함시켰
               뒤 삶이 풍요로워졌음을 느낀다.                                       다. 현재까지 빅 뮤니츠(Vik Muniz), 캐서린 넬슨(Catherine Nelson), 마리아노 바르가스
               세계적 작가의 작품을 품 안에 브라질 출신 아티스트 빅 뮤니츠(Vik Muniz)의 작품을 구    (Mariano Vargas), 이명호, 노세환, 민병길 등 국내외 작가의 작품 8점을 소장하고 있다.
               입한 것은 10년 전이다. 소품 위주로 작품을 구입하다 좀 더 본격적으로 컬렉팅을 시작해       현실을 있는 그대로 기록한 전통적인 사진보다 사진을 새로운 예술적 도구로 사용한  작
               볼까 하는 마음에 KIAF를 방문했다. 일본 갤러리에서 출품한 빅 뮤니츠의 셀프 포트레이       업을 선호한다.
               트를 보고 한 눈에 반해 구매를 결정했다. 초콜릿, 소스, 설탕, 먼지 등 기상천외한 재료를     에디션에 대한 생각어떤 컬렉터들은 사진 에디션의 존재에 불편함을 느낀다고 들었다. 사
   23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