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3 - 월간사진 2017년 2월호 Monthly Photography Feb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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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7_최종(수정)_월간사진  2017-01-20  오후 6:38  페이지 4




















                  의미 파악이 되는데, 사진 배치가 어지러워서 사고 싶은 마음이 오히려 줄어들었다.”
                  고 말했다. 또 다른 관람객은 “공모전에서 수상한 작가도 있던데, 싼 가격에 자신의
                  작품을 내놓는 것은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깎아 내리는 건 아닌가?”라는 의견도 제
                  시했다.
                                                                            다양한 소비자를 위해 새로운 판매 경로를 설계하고, 이를 통해 작품 구입 경험을 제시하고자 했던 <더 스크랩>
                  건강한 사진 시장을 위하여
                  건강한 사진 시장을 위해선 어떤 노력들이 필요할까. 위의 사례처럼 가격을 대폭 낮
                  춰서라도 판매를 활성화시키는 것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까. 한 갤러리 관계자는
                  이런 움직임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어느 한 쪽에서 가격을 낮춰버리면 경쟁력이 떨
                  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 특히 세계 시장에서의 경쟁력 저하를 문제점으로 꼽았다. 유
                  명 작가들과 경쟁하려면 네임밸류와 작품 가치가 뒷받침돼야 하는데, 작가 반열에
                  오른 사진가가 갑자기 에디션을 많이 만들어 싼 가격에 팔아버리면 공든 탑이 무너
                  진다는 것이었다. 다만, 젊은 작가들이 그런 시도를 하는 것에 대해서는 대체로 긍정
                  적인 시선을 보냈다. 이제 막 시작하는 상황에서 자신의 작품을 널리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정 궤도에 오른 시점에서 당장의 수익을 위해
                  자신의 이름을 파는 건 절대 안 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는 작가의 가치 하락에 대
                  한 일종의 경계라 봐도 무방하다. 기다릴 줄 아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작품을 보는 스펙트럼을 넓히기 위한 구매자들의 노력도 반드시 필요하다. 전문적                                      <더 스크랩>에 참여했던 노순택의 작품. <더 스크랩> 제공
                  으로 컬렉팅을 하는 사람들을 제외하면, 보통의 구매자들은 그저 ‘예쁜’ 사진을 선호
                  한다. 여전히 인테리어용이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이와는 달리 미국/유럽에
                  서는 사진을 구매할 때 다양한 측면을 고려한다. 선호하는 작품 스타일이 다양할 뿐
                  더러, 이미지 하나만 보고 구매를 결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해외에서 활동 중인 한
                  작가는 구매자가 자신의 작품을 구매하려 할 때 작품 히스토리, 미술관 전시 이력 등
                  을 꼼꼼히 살펴봐서 놀랐다고 했다. 작가에게 직접 말하진 않지만 투자 가치도 고려
                  해서 구입을 결정한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마음에 드는 신진 작가를 발견하면, 후
                  원자처럼 작가의 작품을 꾸준히 구매하는 것도 흔한 케이스다. 본인들이 유명 작가
                  를 만들어가는 동시에 각자 취향에 맞는 컬렉션을 완성하는 셈이다. 작품 구매에 대
                  한 만족감이 높을 수밖에 없다.
                  다양한 작품의 거래가 이뤄지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어렸을 때부터 작품 보는
                  것이 일상인 그들과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지만, 우리에게도 약간의 인식 전환이 필
                  요해 보인다. 어느 한 쪽에 편중되지 않은 사진 시장을 맞이하기 위해서 말이다.
                                                                                                   <더 스크랩>에 참여했던 니나안의 작품. <더 스크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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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람객이 작품 가격을 깎아달라는 말을 ‘직접적’으로 하지 않았으면 좋
                    겠다는 의견도 있다. 구매자 입장을 이해 못하는 건 아니지만, 이것이
                    반복되면 오히려 구매자가 손해를 본다는 것이다. 이미 몇몇 해외 갤러
                    리들은 한국 구매자들의 성향을 알기에 한국 행사에선 평소 가격보다
                    20% 정도 올려 판매하고 있다고 한다. 만약, 명시된 가격대로 작품을
                    구매한다면, 오히려 평소보다 비싸게 사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SPACE22의 아트마켓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성남훈의 ‘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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