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1 - 월간사진 2017년 2월호 Monthly Photography Feb 2017
P. 21

스페셜7_최종(수정)_월간사진  2017-01-20  오후 6:38  페이지 2















                  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공식적인 첫 번째 사진 경매는 2001년 서울옥션에서
                  개최했던 ‘사진과 현대미술전’이다. 출품된 사진 42점 중 13점이 낙찰됐는데(낙찰
                  률 32%), 당시 소위 잘나간다던 구본창, 배병우의 작품 가격이 100~200만 원 선
                  이었다. 이례적인 호황기와 맞물려있던 2007~2008년의 서울옥션과 K옥션 결과
                  를 보면 그 몇 년 사이 사진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했음을 발견할 수 있다. 배병우의
                  작품은 6,000만 원 선, 김아타의 작품은 4,000만~5,000만 원 선, 김도균의 작업은
                  1,500만 원 선이었다. 이때 형성된 국내 사진가의 작품 가격대는 지금까지 이어지
                  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2013년 서울옥션이 국내 최초로 진행했던 사진 전문 경매
                  ‘Photographs’(낙찰률 45%)에서 김아타의 ‘On Air’ 시리즈는 6500만 원, 김인숙
                  의 ‘Saturday Night’은 4,000만 원이었다. 최근 2~3년 사이 경매에서 김인숙은
                                                                                              신디 셔먼, 무제 96(Untitled #96), 1981 ⓒ 2017 Cindy Sherman
                  6,000만 원 대, 배병우는 4,000만 원 대에 낙찰됐다.
                  사진 가격대를 보면 어떤 장르의 사진이 잘 팔리는지도 짐작할 수 있다. 곽윤섭 기자
                  에 따르면 최근 추세는 구상보다는 초현실적이고 추상적인 사진이 대세라고 한다.
                  합성 사진이나 구성 사진, 설치 사진 등도 인기다. 서울옥션 경매 결과를 봐도 알 수
                  있다. 해외 사진가로는 히로시 스기모토와 토마스 루프가, 국내 사진가로는 김아타
                  가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데, 이들 사진 모두가 앞에서 말한 트렌드와 부합한
                  다. 시장 전문가가 구본창, 한성필, 김도균, 배찬효, 백승우 등을 눈여겨봐야 할 작가
                  로 꼽은 것도 이와 비슷할 것이다.




                                         “


                    서울옥션 경매 결과를 봐도 알 수 있다. 해외 사진가로는 히로시 스기
                    모토와 토마스 루프가, 국내 사진가로는 김아타가 높은 가격대를 형성
                    하고 있다. 구상보다는 추상적인 사진이 대세인 경향과 부합한다.                                                         김아타, On Air 110-1, 2005




                                             “



                  ‘사진은 비싸다’는 그 흔한 말
                  사진 가격만 놓고 보면 국내 시장과 해외 시장의 차이가 꽤나 크다는 것을 알 수 있
                  다. 더욱이 앞에서 언급한 소수 작가들을 제외한다면, 우리나라 사진작품의 가격은
                  대부분 1,000만 원 미만인 것이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진을 구매하고자
                                                                                                                배병우, SNM5A-003H, 2013
                  하는 사람들은 사진 가격이 비싸다고만 말한다. 도대체 그 이유는 무엇일까.
                  사진은 복제(에디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계속해서 생산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이
                  를 희소성과 연관 지으면, 구매자 입장에선 비싸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하지만
                  달리 생각해보면 이는 국내 시장에서 사진의 예술적 가치가 평가절하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기도 하다. 사진가들은 “예술 작품의 매체가 무엇이냐에 따라 예술적
                  가치를 평가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고 말한다. 에디션이 있다고 해서 각각의 프
                  린트를 제작하는 일이 다른 작업에 비해 수월한 것은 아니라는 의견이다.
                  다른 관점도 존재한다. ‘사진’ 자체가 문제라는 것이다. 아무나 할 수 없는 회화와는
                  달리, 사진은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장르라고 여기는 것이 일반적이다. ‘보존성’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도 또 다른 문제다. 회화는 몇 백 년에 걸쳐 보존성이 검증됐지
                  만, 사진은 해결해야 할 부분이 많다. 프린트가 언제 변색될지, 액자 형태에 따라 어
                  느 정도 보존이 가능한지 예측 불가능이다. 한 작가는 사진에 대한 인식 전환과 보존
                  에 대한 부분만 개선된다면 사진작업에 대한 가치 평가도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김인숙, Saturday Night, 2007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