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6 - 월간사진 2017년 2월호 Monthly Photography Feb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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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6-059)Special(빈센트)(수정)_월간사진 2017-01-20 오후 7:24 페이지 58
Klein’s Collection 빈센트 클라인이 관심을 갖고 있는 작가 행키 코엔초로의 작업. 그의 작품을 보면 마치 다른 차원의 세계를 여행하는 기분이 든다.
흑백사진, 여백의 미학 흑백 프린트는 내 컬렉션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흑백사진에는 심 등. 내 주위의 열정적인 컬렉터들은 모두 이와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고 한다. 나
무엇인가를 상상할 수 있는 여백이 있다. 평소 기하학적이고 건축적인 구성에 관심이 많 는 절대 투자가치만으로 작품을 선택하지 않는다. 사진과 마주했을 때 나를 끌어당기는
다. 그런 구성미가 느껴지는 사진들을 보면 마치 추상화를 보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힘이 느껴진다면, 나를 채워준다는 것이 느껴진다면 작품 구매를 결정한다. 또한, 집 안
이를 통해 잠시나마 현실에서 도피할 수 있다는 것도 내게는 매우 중요한 가치다. 가장 좋 에서 함께 호흡해야 하기 때문에 나의 감정, 생활 패턴 등과도 조화를 이뤄야 한다.
아하는 현대 사진가로는 마이클 케나(Michael Kenna)를 들 수 있다. 완벽한 구성을 통 작지만 강력한 사진의 힘 좋아하는 작품이 하나둘 늘어나는 것 자체가 끝없는 기쁨이다.
해 순수한 아름다움을 전달하기 때문이다. 마사오 야마모토(Masao Yamamoto)의 사진 컬렉션의 규모가 작든 크든 상관없다. 아름다운 사진들과 함께 생활하는 것은 일종의 특
작품도 몇 개 갖고 있다. 하나는 올빼미 사진이고, 하나는 추상작품이다. 두 사진 모두 사 권이자 위로라고 생각한다. 가급적 어릴 때부터 컬렉팅을 시작해보길 추천한다. 인생과
이즈는 작지만 강렬한 느낌을 준다. 남편인 피터 린드버그(Peter Lindbergh)에 의해 세 컬렉션이 함께 공유되며 성장한다는 것이 아름답지 않은가.
상에 알려진 페트라 세들라첵(Petra Sedlaczek)의 작업도 좋아하고, 또한 장-밥티스트 그대 없이는 못살아 15년 전쯤 데이비드 라샤펠의 사진 한 장을 우연찮게 봤는데, 완벽
몬디노가 촬영한 비요크(Bjork)의 데뷔 앨범 커버 사진도 소중하게 여긴다. 일곱 개 에디 한 세팅에 화려한 색감이 유머러스하면서도 섹시했다. 보자마자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
션 중 하나가 현재 거실에 놓여 있다. 어렸을 때부터 너무 좋아했던 사진이라 구매를 결 었다. 그 작품은 성서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된 ‘최후의 만찬(The Last Supper)’이었다.
정하는 데 1초도 걸리지 않았다. 미카엘 지녜스(Michel Ginies)가 촬영한 키스 해링 초 하지만 너무 고가였던 탓에 떠나보낼 수밖에 없었다. 얼마나 안타까웠으면 한동안 두통
상 사진도 내겐 더없이 소중하다. 에 시달렸을까. 작품을 사기 위해 여기저기 수소문했지만, 그 누구도 행방을 알지 못했다.
모리야마 다이도의 야생 개 최근 들어 스트리트 포트그래피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 당연 시간이 지나니 마음을 내려놓게 됐다. 열렬히 원했던 열병도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회복
히 흑백으로 촬영된 사진에 더 끌린다. 윌리엄 클라인(William Klein)과 모리야마 다이도 된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Moriyama Daido)이 그 예다. 특히, 거실에 걸려 있는 모리야마 다이도의 ‘야생 개(Stray 본능을 믿어라 자신이 좋아하는 작품만 사고, 자신의 본능을 믿어라! 최종 목표는 무엇을
Dog)’ 시리즈를 매일 볼 수 있다는 것은 내게 큰 축복임에 틀림 없다. 구매하든 작품을 통해 행복해지는 것이다. 아마 끝이 없는 길이겠지만.
갤러리투어는 나의 일상 어딜 가든 그 도시에 있는 갤러리들을 방문하는 것이 취미다. 파 현재 눈여겨보는 작가 스테판 고트로노(Stephane Gautronneau)는 진정한 모험가이자
리포토(Paris Photo)는 매년 방문한다. 세계 유수의 갤러리에서 소개하는 최신 작품들을 훌륭한 눈을 갖고 있다. 그는 세계 곳곳을 여행하면서 아름다운 이미지를 카메라에 담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파리 안에서 제일 좋아하는 갤러리는 폴카 갤러리(Polka Galerie) 있다. 그가 전시회를 열면 무조건 그의 작품을 살 것이다. 인도네시아 사진가 행키 코엔
와 카메라 옵스큐라 갤러리(Galerie Camera Obscura)다. 현재 작품 컬렉팅을 위해 상 초로(Hengki Koentjoro)도 눈여겨보고 있다. 마이클 케나와 비슷한 느낌의 작업을 한다.
당히 많은 수입을 투자하고 있지만, 늘 충분하지 않다고 느낀다. 그의 작업을 보고 있으면 다른 차원의 세계를 여행하는 것 같다.
컬렉팅 그것은 설렘 그동안 구매한 사진들에는 저마다 스토리가 있다. 지금도 그 사진들
을 들여다보면 구매할 당시의 상황이 기억난다. 작품과 처음 마주했을 때 느낀 감정들, 심
장 박동이 빨라지는 순간, 작품을 소유하지 못하면 하루도 더 살 수 없을 것만 같은 조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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