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6 - PHOTODOT 2017년 7월호 VOL.44 J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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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Interview
조정화의 「Special Interview」는 좋은 사진을 만들고자 고민하는 이들을 위해
〈월간 포토닷〉에서 기획 된 프로젝트이다. 국․내외에서 대표성을 갖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동시대 현대 사진가들의 사진이야기를 통해 자신만의 독창적인 사진은
어떻게 만들 수 있는지, 그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얻을 수 있도록
생생한 인터뷰에 중점을 두고 있다. - 편집자 주
사진가 변순철의 관심은 언제나 ‘사람’에 있다. 그의 사진에서 ‘사람’을 제외한
그 어떤 것도 주인공이 될 수 없어 보인다. 동시대 대한민국의 초상을 담는 것,
이것이 바로 사진가로서의 그의 본분이라고 까지 생각되게 하는 사진가
마지막 소원, 2015, 임화숙 가족,177X152cm, Achival Pigment Print
글_조정화(조형예술학 박사, airjjh@naver.com) 제는 국내에서 변순철 사진가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그렇지만 〈짝-
사진가 변순철이 처음으로 ‘인물사진’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시 패〉 사진을 찍을 때만 해도 한치 앞도 보이지 않을 만큼 그에게는 암담한 시
기도 그렇지만 그 대상도 남다르다. 그는 유학 시절, 흑인남자와 백인여자의 기였다. 힘든 유학 시절에 찍은 인물사진 〈짝-패〉는 이후 국내․외에서 주목
‘혼혈 커플’을 우연히 보게 되면서 ‘인물사진’에 인생을 걸어야겠다고 다짐한 을 받게 되었고 그러한 자양분은 지금까지도 인물사진가로서 버틸 수 있게
다. 이후 영국 윌리엄 왕자의 자선 전시 《포지티브 부》에서 변순철의 사진, 해준 원동력이 되었다.
〈짝-패〉 연작이 메인 이미지로 활용되면서 점차 주목을 받게 된다. 이때의 그렇기 때문에 〈짝-패〉 작품은 그에게 매우 특별하다. ‘짝패’는 ‘짝을 이룬
사진이 바로 유학 당시에 찍은 ‘다인종 커플들’ 사진이다. 패’를 의미한다. 한자로 일패(一牌)라고 쓰는데 ‘친구보다 가깝다’라는 뜻이
그는 뉴욕, 스쿨 오브 비주얼 아트에서 사진을 전공했으며 스페셜 포토그래 다. 친구보다 더 가까운 한 쌍의 짝을 이룬 동양인 남성과 백인 여성 등 이종
프 디파트먼트 그랜트, 존 코발 포토그래픽 포트레이트 어워드 등에서 수상 이나 아웃사이더 커플들을 담아낸 ‘혼혈 커플’ 사진은 엄밀하게는 그들의 삶
했다. 〈Kid Nostalgia〉, 〈짝-패〉, 〈본질을 묻다〉, 〈전국노래자랑〉, 〈마지막 을 통해 작가 자신을 바라본 사진이라고 말한다. 유학 당시에 ‘언어적인 것’
소원〉 등의 작품으로 전시회를 갖은 바 있다. 특히, 런던 내셔널 포트레이트 이나 ‘인종적인 것’ 때문에 힘든 시기였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거창한 ‘인종
갤러리, 베이징 스페이스 DA, 서머 셋 하우스 등에서도 전시회를 가졌다. 이 화합’과 같은 거대 담론을 염두하며 작업한 것은 아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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