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8 - PHOTODOT 2017년 9월호 VOL.46 Se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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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 러시아 | Moscow, Russia 'East to East' series 2005
2017 동강국제사진제 에서 국제공모전 ‘올해의 작가’로 선정되었다. 그에 모스크바, 시베리아 몽골, 베이징 등 다양한 곳을 돌아다니며 작업을 진
대한 간단한 소감을 듣고 싶다. 행하는 것 같다. 사진을 찍으며 가장 인상 깊었던 장소와 에피소드가 있
이런 높은 영예는 내 사진에 대한 요구의 증명이다. 나 자신을 더 엄격하게 었는가?
하여 더 넓은 창작의 세계로 나아 갈 것이다. 내게 있어 여행은 레저가 아니다.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나의 조상들이 대를
<동쪽에서 동쪽으로> 작업이 2002년부터 2009년에 걸쳐 작업한 연작 거쳐 해온 것이다. ‘떠나라, 일용할 양식을 얻기 위해 고향을 떠나라.’ 나는 여
이다. 작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그리고 제목에 어떤 의미가 행하는 것이 아니다. 내 안에 있는 그 무언가가 온전히 낯선 문화와 낯선 사
담겨 있나. 람들이 있는 나라에 혼자가 되어 살 때까지 나를 길로 내몬다. 모스크바, 시
타이틀의 정확한 명칭은 ‘East to East’이다. 영어로 정확하게 세 단어이다. 베리아, 몽골, 베이징, 그리고 다른 곳도 상관이 없다. 실제의 세계는 존재하
아마 그 제목은 ‘동쪽’의 개념에 대한 질문일 수도 있다. 왜 세상엔 ‘동쪽’과 지 않는다. 존재하는 오직 하나의 실재는 세상에 대한 사람의 개념이다. 내
‘서쪽’의 세계가 있을까? 내 부모님들은 20대에 조국을 떠날 결심을 했고, 사진은 바깥 세계와 내 안의 가치관과의 만남이다. 내 사진을 꿈(나쁜 꿈?)
‘서방세계’인 파리로 걸어서 갔다. 그래서 난 파리에서 태어났으나, 그곳에서 에 대한 한 이미지라고 생각을 하자. 꿈에 어떤 말을 하려는 순간에 꿈은 깨
의 살림이 풍족하지 못하여 부모님은 나를 리볼드(Livold 독일에 위치) 마을 지고 만다. 그러기에 글쓰기가 어려운 이유이다.
에 있는 외가로 보냈고, 7살 반이 돼서야 어린 시절을 보낼 수 있었다. 난 프 작가 본인에게 있어서 ‘사진’과 ‘여행’이 주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면?
랑스의 이성을 가지고 있지만, 감성과 감정은 동슬라브의 방식이다. ‘동쪽에 여행 사진, 전쟁 사진, 풍경 사진들로 나누는 것은 내게 의미가 없다. 로버트
서 동쪽’이란 타이틀은 아마 내 근본이 ‘동’에서 출발하여 ‘동쪽’으로 가는 것 카파는 좋은 전쟁 사진가가 아닌, 다른 곳에서도 찍었지만 전쟁터에서 좋은
을 얘기하려고 했던 것 같다. 나는 ‘서방’ 문명에 비해 중도적이다. ‘동’에서 사진을 찍은, 좋은 사진작가이다. 그렇게 격식을 나눈다는 것은 당신이 내 서
‘동’으로 간다는 것은 나의 감성이 ‘서쪽’ 세계에 속하지 않는다는 말일 수도 적 중의 하나를 구입하려고 할 때, 여행 장비를 판매하는 곳에 가서 등산스
있다. 간디에게 “서방 문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하고 묻자, 간디는 틱, 캠핑텐트, 여행 안내서, 그리고 모기 퇴치제등에 섞여있는 내 책을 골라
“그거 좋은 생각이요.”라고 대답했다. 서쪽은 존재하지 않는 것일지도 모른다. 서 구입하는 것과 같은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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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46.indb 26 2017-08-23 �� 6:0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