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3 - PHOTODOT 2017년 9월호 VOL.46 Se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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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소개


                  박도순 사진집   포내리 사람들 Ⅱ


















                  저자 | 박도순
                  출판사: 도서출판 윤진 | 2017.7.25 | 143P | 정가 30,000원

                         박도순 작가의 사진집 『포내리 사람들       생명을 그녀는 알고 있다. 박도순 작가는 포내리 사      냉이도, 다 보여줘도 민망할 것 없는 할머니의 속옷
                  Ⅱ』이 도서출판 윤진에서 2017년 7월 25일 출간됐    람들이 바쁘게 만나는 흙을 결코 놓치지 않는다. 아      일랑 그림자로 남겨두고 떠난다. 박도순 작가는 자
                  다. 보건진료소장이 되어 포내리로 돌아온 박도순        버지와 어머니가 땅을 생명으로 알고 가꾸어 온 것       신의 어린 시절 마을의 학교와 그 곳에서의 추억을
                  작가는 진료실과 논밭, 마을에서 사람들을 만나며        을, 가시밭 그 길이 그러나 매우 가치 있는 일인 것을    카메라 파인더로 들여다본다.
                  보건진료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그녀는 소녀 시절        눈여겨보아 아는 것이다. 보건진료소장이 되어 고향       뒤돌아보면 젊은 날은 얼마나 그립고 소중한가. 사
                  먼지 텁텁한 초등학교를 가는 신작로를 잊지 못한        에 돌아온 그녀는 마을 출장 중이든 마실 길이든 카      진으로 우리는 한없이 가슴이 저릴 뿐이다. 서로 다
                  다. 흙길을 걷다가 돌부리에 넘어져 물팍이 깨지기       메라를 손에서 놓지 않는다. 듬성듬성 비어있는 허       른 인연이 서 있다. 두 어른의 검은 머리는 파뿌리가
                  도 했을 것이며, 그녀는 쑥을 짓이겨 무릎에 바른 후     물어져 가는 빈집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비워진       되어 눈부신 모습으로 남아 있으리라. 어머니가 자
                  일어나 걷던 아득한 길을 바라보았을 것이다. 박도       집에서 어린 기억을 찾으려는 그녀의 반짝이는 눈빛       식에게 깊은 사랑을 더해 가는 것처럼 박도순 작가
                  순 작가는 그녀만이 가진 또 다른 눈으로 작동한다.      이 굴절된 현실 앞에 꺾이고 있었을 것이다. 때가 이     는 사물과 사람을 사랑으로 품을 줄 아는 것에서 출
                  작가는 포내리 사람들의 심중을 정확하게 꿰뚫어 담       르매 하늘 길로 가는 자, 아직 남은 자, 영원한 이별    발한다. 사랑은 언제나 안에서 밖을 향하여 나아가
                  는다. 그들이 살아온 날들은 흩어진 연기 같지만 정      을 완성하는 장면도 박도순의 눈을 사로잡는다. 검       고, 성숙한 사랑은 끝없이 다른 사람들을 바라보게
                  성 다하여 씨를 뿌리는 것은 뿌연 안개속으로 여전       정 고무신 한 켤레, 손목이 저리도록 흙을 일구던 농     됨을 박도순의 사진을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히 봄이 온다는 것을 믿기 때문이다. 봄을 맞아 분주     기구, 부랴부랴 생고추를 갈아 열무김치를 담아내던
                  한 손길에서 인간과 땅의 쉼 없는 순환이 빚어내는       확독도, 댕댕이 넝쿨로 만든 소쿠리와 씨가시용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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