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2 - 월간사진 2017년 5월호 Monthly Photography May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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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_최종(수정)_월간사진  2017-04-20  오후 5:34  페이지 1






               Interview




                            사진과 함께한 반세기, 크리스티앙 꼬졸




                              지난 4월 초 프랑스를 대표하는 사진기획자이자 교육자인 크리스티앙 꼬졸(Christian Caujolle)이 한국을 방문했다.
                             경일대 사진학과 특강, 라이카 코리아가 주최한 포트폴리오 리뷰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한 그에게 듣는 사진의 어제와 오늘.
                                                   에디터 | 김민정  · 디자인 | 서바른  · 사진제공|크리스티앙 꼬졸 및 라이카 코리아

























               철학, 문학, 언어를 공부하다 사진으로 영역을 넓혔다.                                               을 통해 자국의 역사를 알렸으며, 캄보디아는 30년간
               사진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전쟁으로 인해 그들의 정체성과 기억이 달라졌다. 사
               이미지는 우리 사회의 단면을 잘 보여준다. 사진은 문화                                               진으로 시작된 관심이 이제 아시아 문화 전반에 대한
               와 아이콘이 되었고, 20세기를 추억하는 중심에 있다.                                               관심으로 확장된 상태다.
               현실을 보여주면서도 주관적인 관점에 머물 수 있게 해                                                아시아 사진가들의 작품 특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
               주고, 사실적이면서도 비주얼적 표현을 할 수 있는 매체                                               나?
               라는 사실에 매력을 느꼈다.                                                              다양성이다. 아시아 사진을 보면 뚜렷한 경향이나 유
               아를국제사진축제의 아트 디렉터, 포토 에스파냐의 큐                                                 행이 없다. 내가 특별히 관심을 갖고 있는 부분은 자
               레이터, 포토 프놈펜 창립 등 세계 주요 사진 행사의 중                                              신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아시아 작
               심에서 활동해왔다. 나름의 고충이 있었을 것 같다.                                                 가들의 작은 발걸음이다. 개인적으로 좋아하지는 않
               대형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실질적으로 재정 문제가 이슈가 된다. 각 축제마다 규모와        지만, 뒤셀도르프 학파의 영향을 받은 작업들이 자주 눈에 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재정에 따라 진행을 할 수 있는 범위가 달라진다. 아를이나 마드리드 사진축제는 큰 규모        현재 포토 프놈펜 페스티벌 디렉터로 활동하고 있다. 어떤 행사인가?
               로 발전해서, 재정적으로 별다른 어려움 없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었다. 하지만 스       2008년 유럽 및 아시아 사진가들을 위해 만든 사진 축제다. 그 동안 볼 기회가 없었던 캄
               웨덴의 란스크로나 페스티벌, 캄보디아의 포토 프놈펜의 경우 역량 있는 작가들을 소개할         보디아 현대 사진가들의 작업을 관객들과 전문가들이 발견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주된 목적
               수 있는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재정적인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다. 아시아의 젊은 신인 작가들의 작업을 주로 볼 수 있다.
               직접 설립한 Agence VU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사진 전문 에이전시다. 계기는 무엇인가?      한국 사진 예술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갖고 있는지 궁금하다.
               1986년 리베라씨옹 신문사에서 주간 보충물을 발행했다. 이 새로운 매거진의 제작과 상        한국 사진가들은 미적인 관점에서 수준 높은 의사 표현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주
               업화를 위해 특별한 수단이 필요했다. 특히 그 당시 컬러사진과 사진작가들의 국제적인 활        목하고 있는 사진가는 이명호, 이갑철, 정연두, 김아타, 유현미, 구본창 등이다.
               동 무대를 확장하는 데 관심이 많았다. 초반에는 소규모의 팀을 꾸려서 소속 사진가를 결        이번 한국 방문에서 라이카 코리아와 포트폴리오 리뷰를 진행했다. 작품을 접한 소감은?
               정했다. 나는 주로 편집장 역할을 맡았다.                                 기술적으로는 훌륭하지만 왠지 모르게 불균형적인 요소를 가진 작품들이 많다는 것을 느
               그간 발굴한 작가도 많을 것 같다. 가장 인상적인 작가가 있다면?                    꼈다. 안타깝게도 이번 리뷰에서는 완전하게 설득력 있는 작품을 만나지 못했다. 반면 다
               내가 발굴한 이후 일약 스타가 된 작가들은 많다. 베르나르 포콩(Bernard Faucon), 존 빙  양한 작품들을 본 것은 나름의 수확이다. 대형카메라로 촬영한 컬러 작품과 흥미로운 화면
               크(John Vink), 마이클 엑커먼(Michael Ackerman), 이사벨 무뇨스(Isabel Muñoz), 알베  배치로 완성한 흑백 스냅사진은 특히 기억에 남는다.
               르토 가르시아 알릭스(Alberto Garcia Alix), 가브리엘레 바질리코(Gabriele Basilico), 존  사진이 쉬워지고, 누구나 사진가가 될 수 있는 세상이 도래했다. 오늘날 예술사진의 가치
               데이비스(John Davies), 레이몽 드파르동(Raymond Depardon) 등이다.      는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유럽을 중심으로 활동하다 최근 아시아 사진으로 눈을 돌렸다.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          사진이 아마추어가 전문가 영역으로 들어가는 건 정상적인 현상이다. 하지만 아마추어와
               1980년대 초반 중국 아티스트 및 사진가들과 일할 기회가 있었다. 그 과정에서 아시아에       전문가의 차이는 사진의 퀄리티에 의해 결정된다. 진지하게 촬영을 했다고 모두 좋은 이
               새삼 관심이 생겼다. 문화와 예술은 나라, 역사, 종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일본은 출판     미지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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