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 - 월간사진 2018년 10월호 Monthly Photography Oct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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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035)정희승(4p)최종_월간사진  2018-09-19  오후 3:47  페이지 074





















































































               따스한 공기가 흐르는 정갈한 공간
               주택가가 밀집한 목동 골목 한편에 있지만, 한눈에 이곳이 정희승의 작업실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녀 작업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컬러인 벽돌색과 짙은 회색은 물론이요, 군더더기 없는 선과 면이 작업실 외관을 감싸고 있기 때문이다. 굳게 닫혀 있던 문을 열고 들
               어가니 오른편에 햇빛 머금은 중정이 단아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어찌나 고요한지 발걸음을 사뿐히 해야 할 것만 같은 분위기다. 작
               업실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선 중정 맞은편에 있는 계단을 이용해야 한다. 한 걸음 한 걸음 계단을 오르면 작업실이 있는 3층에 다다
               른다. 처음 마주한 공간이지만, 그리 낯설지는 않다. 이곳 역시 정희승 작업처럼 정갈하기 때문이다.
               지금의 작업실이 지어지기 전 이 자리에는 남편이 어렸을 적 살았던 오래된 단독주택이 있었다. 유학에서 돌아온 그녀가 한동안 그
               곳을 작업실로 이용했다. 하지만 너무 낡았던 탓에 가족이 함께 살 수 없었고, 그래서 새로이 집을 짓게 됐다. 2층은 가족의 보금자리
               로, 3층은 작업실로 설계했다. 주택가 깊숙한 곳에 위치한지라 창문을 닫으면 외부 소리가 들어오지 않는다는 게 작업실의 가장 큰
               장점인 듯하다. 창문을 활짝 열었음에도 들리는 건 기껏해야 골목길을 활보하는 아이들과 새들의 재잘거림이다. 고도의 집중이 필
               요한 작업에 안성맞춤인 환경이다. 오후로 넘어갈 즈음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따스한 햇살도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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