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 - 월간사진 2018년 10월호 Monthly Photography Oct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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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035)정희승(4p)최종_월간사진 2018-09-19 오후 3:47 페이지 075
날 닮은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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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승
‘대상이 지니고 있는 본래적인 의미와 그 이면에 존재하는
의미를 탐구’하는 사진가 정희승의 목동 작업실.
페리지 갤러리 <Rose is a rose is a rose> 전시 때 책을 올려놓았던 나무판(왼쪽)과
난지미술작스튜디오 레지던시에 있을 때 직접 만든 육각형 나무 테이블(오른쪽)
정희승의 <부적절한 은유들>(왼쪽)과 양정화 작가의 목탄 드로잉(오른쪽)
자신의 삶을 반추하는 공간
예전 작업실은 빛이 잘 들어오지 않았다. 책상 앞에 우두커니 앉아 있으면, 으스스한 기분이
들 정도였다. 어두운 환경이 그녀에게 정서적으로 영향을 미쳤던 것일까. 예전 작업을 보면
극도의 긴장감과 무게감이 강하게 느껴진다. <Still Life>, <부적절한 은유들>이 예전 작업실
에서 탄생했다. 정희승은 그때를 회상하며, “사람들이 나를 몰랐으면 했다. 내 자신을 은폐
하려고 했고, 작업에 내가 드러나는 것을 꺼려했다. 강박적으로 사진만 찍었던 것 같다.”라
고 말한다. 작업실 환경이 달라지면서, 작업의 결도 달라졌다. <부드러운 단추>, <Rose is a
rose is a rose>를 보면 숨 쉴 수 있는 여유가 사진 속에 존재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밝
고 넓은 공간에 있으니 여성으로, 아이의 엄마로, 작가로 살고 있는 자신의 삶을 깊게 생각
해 볼 수 있게 되었다. “덕분에 인생의 한 챕터를 마무리 할 수 있었고, 더 나아가 새로운 막
을 올릴 수 있었다.”라고 그녀는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