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7 - 월간사진 2018년 3월호 Monthly Photography Mar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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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이지 뷰티풀 편지(Letters from Kanai Nirai)
로모 LC-A, 폴라로이드 104 니콘 니코매트
문제아로 불리며 마음대로 살아가는 니콜과 반듯하고 성실하며 자제력이 강한 카를 프로 사진가의 꿈을 가진 후키의 성장과 그 과정에서 경험하는 섬세한 감정들을 따
로스의 우여곡절 사랑과 성장을 그린 <크레이지 뷰티풀>. 각자 부족한 부분을 상대방 뜻한 시선으로 담고 있는 영화다. 주인공 후키는 돌아가신 아빠가 남겨준 카메라와
이 채워줘서일까? 둘은 강렬한 이끌림을 느끼며 단숨에 사랑에 빠진다. 영화에서 니 엄마가 전하는 사랑의 편지를 통해 부모님의 빈자리를 이겨내고 꿈을 향해 나아간
콜은 카를로스와 함께하는 행복한 순간에 늘 카메라를 든다. 그는 언제나 그녀의 앵 다. 스무 살이 되어 홀로 선 그녀에게 카메라와 사진은 외로움을 달래주는 유일한 위
글 속 주인공이자 영감을 주는 대상, 뮤즈다. 한 손은 로모 LC-A 카메라를, 다른 한 손 안이며 세상과 대화하는 창이다. 후키가 세상과 소통한 첫 경험은 투명한 공과 사람
은 카를로스의 손을 잡고 사랑의 여행을 떠나는 그녀에겐 행복한 미소가 어려 있다. 들을 찍은 사진인데, 투명한 공에는 꿈, 사랑, 희망이 투영되어 있다. 봄내음이 나는
프레임 안 모든 순간들이 그들만의 세상이다. 정성 가득한 손 글씨와 폴라로이드로 벚꽃 아래 서 있는 그녀의 카메라는 바로 니콘의 니코매트. 아빠의 온기가 그대로 남
촬영한 사진을 함께 엮은 니콜의 스크랩북은 둘만의 추억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준 아있는 손때 묻은 카메라이기에 더없이 소중하다. 마치 영화에 아날로그 필터를 사
다. 두 사람은 발견한다. 불완전한 자신을 완전하게 만들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용한 듯 포근한 색감을 보여주는 <편지>. 이 영화의 색감만큼 누구에게나 성장의 과
그리고 둘의 곁에는 항상 서로의 사진이 있다는 것도. 정은 따뜻하고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