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6 - 월간사진 2018년 3월호 Monthly Photography Mar 2018

(098-099)컬쳐_최종_월간사진 2018-02-21 오후 3:45 페이지 098

Inside Culture
영화 속 필름카메라

필름카메라에 큰 관심이 없던 사람도 한 번쯤 집중해서 보게 만드는 영화 속 클래식 카메라.
장면마다 커다란 존재감으로 대중의 시선을 톡톡히 붙잡은 네 편의 영화 속 필름카메라 이야기.
에디터 | 박윤채 · 디자인 | 전종균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가을로
니콘 F3/T 롤라이 35S, 니콘 FM2

이 영화는 <라이프> 잡지에서 십 수 년을 바쳐 일한 월터의 인생이 단 한 장의 사진으 ‘가을’, ‘여행’, ‘카메라’ 사진을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만한 완벽 조합이다.
로 인해 완전히 뒤바뀌는 과정을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 삶의 정수가 담긴 한 장의 필 여기에 <가을로>는 ‘눈물’이 하나 더 추가된다. 이 영화는 결혼을 약속했던 민주를 사
름을 위해 인생의 문을 박차고 나가는 주인공. 그는 인구가 단 8명뿐인 마을로 즉흥 고로 잃어버린 현우가 그녀의 흔적을 쫓아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다. 모래사막이 있
여행을 떠나고, 사진의 행방을 알고 있는 사진작가 숀을 만나기까지 상상이 현실이 는 섬, 전나무 숲, 계곡, 그의 발길이 닿는 곳에 먼저 다녀갔었던 민주. 그녀는 작은 필
되는 상황에서 자기 자신과 만난다. 히말라야 중턱에서 드디어 숀과 조우하는데, 이 름카메라로 현우와의 신혼 여행지가 될 그곳들을 기록한다. 손에 들고 있는 롤라이
때 숀이 숨죽여 들여다보고 있는 카메라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거대한 렌즈에 가려 35S의 뷰파인더에는 계절이 배인 색색의 자연풍경이 들어온다. 한편, 여행에서 사
져 있지만 빛을 발하는 그의 카메라는 바로 니콘 F3/T. 그가 사용하는 클래식 필름카 고 당시 민주와 같은 장소에 매몰됐었던 세진을 만난 현우. 세진의 니콘 FM2 카메라
메라의 뷰파인더에는 전설적인 눈표범, 자연의 섭리, 삶의 정수까지도 담긴다. 일상 에는 약간의 떨림과 아련함이 동반돼 있다. 아마 현우를 만나 자신을 지켜줬던 민주
의 아름다운 순간을 포착할 때, 그리고 인생의 중요한 깨달음을 포착하는 순간 함께 의 모습이 더욱 또렷하게 떠오르기 때문일 것이다. 같은 장소를 보고 촬영한 민주와
하는 그의 카메라. 반전과 깨달음이 있는 삶이 무엇인지는 영화에서 확인하길. 세진, 이들의 카메라는 어쩌면 운명의 끈으로 단단히 연결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