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5 - 월간사진 2018년 3월호 Monthly Photography Mar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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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이라는 사진의 가치
디지털 카메라의 등장으로 쉽게 사진을 찍고 지우는 것이 가능해지면
서, 그때 그 순간을 추억할 수 있는 사진의 무게는 현저히 가벼워졌다.
사진이 나올 때까지 며칠 동안 경험하게 되는 설렘의 감정도 사라졌다.
“디지털 사진의 가장 큰 문제는 그게 실제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사진
들이 사라지고 있어요. 실제로 손에 쥘 수 있는 사진의 양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죠. 더 이상 가족 앨범은 없고 인화된 사진도 없어요. 손으
로 만지거나 흔들 수 있는 게 없습니다. 그제야 사람들은 그런 경험을
그리워하기 시작했지요.”(아날로그의 반격 중)
말 그대로 사진이 사라지고 있는 시기, 아날로그 감성이 배어나는 사진
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라이카 Minilux, 미놀타 TC-1, 콘탁스 T3 같
은 아날로그 콤팩트 카메라는 중고시장에서 구하기 힘들 정도며, 생산
이 중단됐던 필름도 다시 등장하기 시작했다. 일회용 필름 카메라와 라
이카 Sofort, 폴라로이드 OneStep2 등의 즉석카메라도 다시 붐이 일
클래식 마이크를 닮은
지미스튜디오의 고 있다. 후지필름의 일회용 카메라 퀵스냅의 2017년 1~7월 판매량
R50 스피커 은 전년 대비 200% 증가했고, 인스탁스 필름은 연간 4,000만 팩 이상
이 판매되고 있다.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동거로 탄생한 카메라도 있다.
라이카 M10은 오로지 ‘사진’만을 위해 태어난 존재처럼 보일 정도다.
동영상 기능을 탑재하지 않았으며, 조작 다이얼은 과거 필름 카메라처
럼 단순화시켰다. 야시카는 ‘일렉트로 35’에 디지필름을 장착한 ‘Y-
심플한 라이프스타일 35’를, 올림푸스는 ‘PEN E-PL9’에 아날로그 감성 가득한 감성사진을
찍을 수 있는 ‘인스턴트 필름 필터’를 추가했다.
요즘 대세는 사물인터넷(IoT)을 기반으로 하는 똑똑한 가전제품이다.
독특한 아날로그 사진을 경험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등대사진관의
하지만 제품의 모든 기능을 완벽하게 사용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인
‘틴타입 초상사진’과 물나무사진관의 ‘자화상 프로젝트’를 추천한다.
터페이스가 어렵고 복잡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 기능을 숙지하려면
후보정을 하지 않기 때문에 진정한 나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
오랜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이에 맞서 등장한 것이 바로 아날로그 감
다. 마치 과거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주는 ‘인생 네 컷’ 사진은 SNS에서
성을 입힌 가전제품이다. 미니멀리즘 디자인과 단순한 기능이 특징이
입소문을 타고 있으며, 구닥(Gudak)과 후지(HUJI), RAD VHS는 인기
다. 조작 버튼의 수를 확 줄였고, 불필요한 기능은 과감히 배제했다.
몰이를 하고 있는 핫한 아날로그 필름 어플리케이션이다.
필두에는 턴테이블과 스피커가 있다. LP 레코드판 부활에 따른 연쇄작
용이다. 이들은 그 옛날 그 시절 나무와 라디오를 그대로 가져온 듯한
클래식한 디자인을 부각한다. 대중적인 제품으로는 스카이디지탈 아
리아판 밴드와 빅트롤라(Victrola), 복소아(Voxoa) 등의 턴테이블과
마샬(Marshall)과 브리츠(Britz), 클립쉬(Klipsch) 등의 스피커가 있
다. 이들은 ‘진공관 스피커’와 엘비스 프레슬리가 사용했던 마이크,
1980~90년대흔히볼수있었던, 장기자랑시간때어깨에걸쳐멘‘더
블테크 카세트 플레이어’를 떠오르게 하는 디자인이 특징이다.
‘신사의 품격’이라 불리는 시계 시장에선 기계식 시계가 최고의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아날로그 감성을 입힌 스마트 워치(갤럭시 기어)도 속
속들이 발표되고 있다. 또한, 세계문학전집을 모티프 삼아 패키지를 디
자인한 것으로 유명한 오이뮤(OIMU) 성냥은 아날로그 감성을 떠올리
게 하며, 아직 시판된 것은 아니지만 산업디자이너 김현석이 공개한 가
습기 ‘MONG MONT’은 수묵화를 연상케 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폴라로이드의 OneStep2. 1977년 생산된 OneStep의 후속 모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