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2 - 월간사진 2018년 3월호 Monthly Photography Mar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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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존_최종(수정)_월간사진 2018-02-22 오전 10:38 페이지 110
Part3 이런 상황 이런 대처!
익숙하지 않은 필름카메라로 촬영을 하다보면 이런저런 문제와 마주하게 된다. 충분히 일어날 수 있을 법한 상황과 그에 따른 문제 해결법을 제시한다.
[상황1] 수동 카메라를 구매했는데, 보기만 해도 어지러운 노출계가 장착되어 있다.
오래된 수동 카메라에는 셀레늄 노출계가 장착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1970년대 중반까지 흔히 사
용되던 노출계다. 전원을 공급할 필요가 없다는 장점이 있지만, 감도가 낮아 어두운 곳에서 노출 측정
이 힘들다. 좌측 사진은 셀레늄 노출계가 장착된 ‘자이스이콘 콘테사’라는 클래식 카메라다. 먼저 카메
라 앞쪽을 보자. 열렸다 닫혔다 하는 뚜껑이 있다. 빛을 받아들여 노출을 측정하는 수광부다. 화창한 날
에는 뚜껑을 닫아 빛을 조금만 들어오게 하고, 흐린 날에는 뚜껑을 열어 빛의 양을 많이 들어오게 한다.
정확한 노출 측정을 위해서는 수광부가 피사체를 향하고 있어야 한다. 다음은 카메라 상단을 보자. 노
출 지시계가 위치해 있다. 먼저 장착된 필름의 감도를 설정해야 한다. 현재는 감도를 ISO로 표기하지
만 과거에는 DIN과 ASA, 두 가지 규격을 혼용했다. ASA는 ISO와 동일하게 설정하면 되고, DIN은
21(ISO100)을 기준으로 한 스톱 증가할 때마다 3씩 더해주면 된다. 감도 세팅이 끝났으면 좌측 바늘
에 주목하라. 카메라 전면 수광부로 들어오는 빛의 양에 따라 바늘이 움직인다. 바늘이 가리키는 방향
에 맞추어 노출계 외곽 다이얼을 돌려 이동시킨다. 그러면 적정 노출 설정값을 확인할 수 있다. 수광부
뚜껑이 닫혀 있으면 초록색 배경, 열려있으면 검은색 배경 값으로 세팅해 촬영하면 된다.
자이스이콘 콘테사의 노출계. 파란선은 수광부, 빨간선은 노출지시계, 초록선은 감도
설정, 노란선은 측정결과 값을 확인하는 부분이다.
[상황2] 필름을 다 사용하지 못했는데 날이 어두워졌다. 고감도 필름으로 교체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까.
중·대형 카메라는 홀더 교체로 필름을 바꿀 수 있지만, 소형 카메라는 바디 안에 필름을 장착하는 방식이어
서 홀더 개념이 없다. 하지만 방법이 완전히 없는 건 아니다. 먼저 현재 장착된 필름 중 몇 컷이 촬영되었는지
를 기록한다. 그리고 필름을 감는다. 모든 카메라는 촬영을 끝마치지 않아도 필름을 감을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무조건 촬영을 마쳐야 감기는 시스템이라면 렌즈 앞을 가리고 어두운 세팅 값으로 남은 컷을 촬영해 필
름을 넘긴다. 이후 새로운 필름을 장착하고 촬영하면 된다. 이전에 사용하던 필름을 다시 사용하고자 한다면
먼저 필름통(매거진)에 말려들어간 필름을 일정 부분 다시 빼내야 한다. 이때 필름피커라는 장비가 있으면
쉽게 빼낼 수 있다. 없다면 사진관에 가서 부탁할 수도 있고, 현상을 마친 안 쓰는 필름 두 장을 매거진 안쪽으
로 삽입해 빼내는 방법이 있다. 그렇게 빼낸 필름을 다시 카메라에 장착하고 렌즈 앞을 가리고 셔터를 누른
다. 셔터를 누를 때마다 필름은 감광되지 않은 채 다음 컷으로 넘어간다. 필름을 빼내기 전 기록해둔 컷 수만
캐논 EOS3 바디 후면 하단에 위치한 필름 리와인드 버튼.
큼 필름을 넘기고 다시 촬영을 시작하면 된다.
[상황3] 수동으로 초점 맞추는 게 너무 어렵다. 조금 더 편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이 궁금하다.
초점을 도와주는 장치가 카메라 내부에 장착되어 있더라도 수동 초점은 답답한 게 사실이다. 이럴 때 존 포커싱 기법이
도움이 된다. 존 포커싱을 위해서는 피사계 심도에 대해서 먼저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피사계 심도는 초점이 맞아 보이
는 범위다. 초점 맞춘 거리를 기준으로 조리개값이 높아질수록 선명해 보이는 범위는 넓어진다. 대부분의 수동 초점 렌
즈에는 초점링 아래에 피사계 심도 눈금이 위치해 있다. 설정한 조리개 값에 따라 어디부터 어디까지 선명하게 표현되는
지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존 포커싱은 이 눈금을 보고 초점을 맞추는 기법이다. 예를 들어 내 앞에 사과가 있다고 가정해
보자. 그 사과를 촬영하기 위해 조리개 값 F4로 세팅했다. 나와 사과 사이의 거리는 약 3m쯤으로 예상된다. 피트로 계산
하면 10ft정도다(약 3.3배를 곱하면 된다). 이제 렌즈를 보자. 피사계심도 눈금을 보면 4~4 범위를 확인할 수 있다. 초점
링을 조절해 피사계 심도 범위 안으로 10ft거리 눈금을 위치시키면 된다. 이렇게 촬영하면 사과에 초점이 맞는다. 처음에
는 힘들지 모르겠지만 익숙해지면 훨씬 빠른 포커싱이 가능하다. 이를 응용한 과초점거리 포커싱이라는 기법도 있다. 피
사계심도 눈금의 끝을 무한대에 위치시켜 해당 조리개값 내에서 가장 넓은 초점 범위를 얻는 기법이다.
보이그랜더의 수동렌즈. 존포커싱은 빨간선에 위치한 피사계
심도의 눈금을 보면서 초점을 맞추는 기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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