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3 - 월간사진 2018년 3월호 Monthly Photography Mar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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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존_최종(수정)_월간사진 2018-02-22 오전 10:38 페이지 111
[상황4] 촬영을 하는 도중 카메라의 감도 설정이 필름보다 한 스톱 높게 설정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난처한 상황이다. 하지만 방법은 있다. 일단 설정한 ISO를 변경하지 않은 채 필름의 남은 컷을 모두
소진한다. 이제 현상 결과를 예상해보자. 디지털 카메라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다소 헷갈릴 수 있는
부분이다. 실제 필름의 감도보다 카메라의 ISO를 높게 설정했다면 사진은 어둡게 나온다. 실제 필름
이 ISO200, 카메라 설정이 ISO400이라고 가정해보자. 카메라는 장착되어 있는 필름을 ISO400이
라고 착각해 그에 맞는 노출값을 제시해준다. 하지만 실제로 장착되어 있는 필름은 ISO200이기에
사진은 한 스톱 어둡게 나온다. 그러나 너무 상심할 필요는 없다. 필름 사진의 밝기는 현상 과정에서
도 조절할 수 있다. 현상 시간을 적정보다 늘려주면 사진은 밝게 나온다. 증감현상이라 하며 이 경우
콘트라스트가 강해지고, 입자가 거칠어지며, 색상 왜곡이 생기기도 한다. 이 상황의 경우 1스톱 어
둡게 촬영했으니 현상소에서 N+1(Normal+1Stop) 현상을 의뢰하면 된다. 반대로 현상 시간을 줄
이는 경우 감감현상이라 한다. 밝기가 어두워지고, 콘트라스트가 약해지며, 입자가 부드러워진다.
톤을 조절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증감·감감현상을 하는 게 아니라면 실수일 뿐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많은 자동카메라들은 필름 매거진의 DX코드를 읽어 자동으로 ISO를 조절한다. DX코드는 필
필름 매거진에 위치한 DX코드. 필름감도, 촬영 매수, 노출관용도 정보를 기록한다.
전자식 카메라는 이 바코드를 인식해 자동으로 세팅 값을 설정한다. 름의 감도와 촬영 매수 그리고 노출관용도 정보를 담고 있는 바코드다.
[상황5] 필름을 넘기다가 끊어졌다. 감기지 않는 이 필름, 버리는 수밖에 없을까.
드문 경우지만 필름이 끊어지거나 꼬여서 날렸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이런 상황이 발생했을 때,
많은 사진가들이 당황한 나머지 백커버를 열어 버리곤 한다. 그 순간 필름에 기록된 사진들은 모두 날
아간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 검은색 비닐봉지를 다섯 장쯤 준비한다. 그리고 어두운 장소를
찾는다. 암실에 가까울수록 좋다. 기왕이면 틈새로 들어오는 빛도 막아버리자. 간이 암실이 준비되었
다면 과감하게 카메라 백커버를 열자. 감겨 있는 필름을 손으로 조심히 빼내자. 필름은 최대한 가장자
리를 만지도록 한다. 그렇게 빼낸 필름은 까만 봉지 안에 밀폐한다. 다섯 봉지쯤 겹쳐 확실하게 밀폐한
다. 이후 봉지를 통째로 현상소에 의뢰하면 된다. 물론 카메라를 통째로 들고 가도 무방하다. 이처럼
필름이 끊어지거나 꼬이는 경우는 자동카메라보다 수동카메라에서 더 빈번하게 발생한다. 특히 필름
카운터 기능이 고장 난 경우 다 찍혔는지 모르고 억지로 필름을 넘기다가 끊어지는 경우가 많다. 정품
보다 감은 필름이 끊어질 확률이 높다. 반면 꼬이는 경우는 필름이 넘어가 말리면서 나타나는 마찰로
인해 감기지도 넘어가지도 않는 상황이다.
‘암백’은 간단한 암실작업을 명실에서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장비다. 주로 현상을 위해
필름을 릴에 감을 때 사용한다.
[상황6] 노출계가 장착되어 있지 않은 카메라를 사용하는데, 별도의 노출계를 챙겨오지 않았다. 촬영을 포기해야 할까.
사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뇌출계’라는 은어가 있다. “햇살이 이정도면 EV값이 9정도 되겠군. 내 필름은 감도는
ISO200이니까 조리개 F2.8 셔터속도 1/125s로 설정하면 되겠어.” 이처럼 뇌로 노출을 측정한다는 말이다. 축적된
경험과 지식으로 정확한 노출을 측정할 수 있다면 말리지는 않겠다. 하지만 의외로 우리 주변에는 노출계가 널려 있다.
흔히 들고 다니는 모든 디지털 카메라에는 노출계가 장착되어 있다. 또한 스마트폰 카메라로 촬영하고 메타데이터를
확인해보면 어떻게 노출을 세팅했는지 금방 알 수 있다. 이 세팅을 필름카메라에 그대로 적용하면 스마트폰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과 동일한 밝기로 촬영할 수 있다. 노출계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개인적으로 추천
하고 싶은 어플리케이션은 <Pocket Light Meter>다. 어플리케이션을 실행하면 카메라 촬영 화면이 뜬다. 이후 터치하
면 적정 노출로 촬영하기 위한 셔터속도·조리개·감도 값이 제시된다. ISO와 같이 특정 값을 고정한 채로 측정도 할 수
있어 편리하다. 0.3스톱 외에도 0.5스톱, 1스톱 단위로도 측정할 수 있다. 이제 노출계가 없다는 이유로 촬영을 포기
하지 말자.
스마트폰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의 세부정보에 들어가면 노출 설
정값을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