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 - PHOTODOT 2017년 6월호 VOL.43 Jun
P. 16
Photo Work 2
선한 눈으로 변화될 세상을 바라보는 작가 정동석
사진작가 정동석이 이번 제16회 동강사진상 수상자로 최종 선정되었다.
작가는 오랜 기간 동안 대내외적인 환경에 타협하지 않고,
묵묵히 작품 창작 활동에 몰두해온 점을 인정받았다. 본 기사를 통해
정동석의 작업과 작가관을 조명하고자 한다. 소개되는 작품들은
대부분 후에 있을 ‘2017 동강국제사진제’ 수상자전에서 만나볼 수 있다.
깊은 생각에 잠긴, In deep contemplation 215-127
글_박윤채 기자(yoonbluu@naver.com)
‘내면의 그것’이라고 스스로 정의한 인생의 깨달음을 사진으로 표
현하는 작가, 정동석. 다소 추상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는 확신을 가
진 채 내면의 단단하고 아름다운 무언가를 좇아 카메라를 든다. 그런 그는
대상의 시각적인 이끌림보다는 마음의 깨달음이 오는 순간을 포착하여, 사
진을 매개로 그가 추구하는 세상을 만난다.
작가는 마치 수행자의 자세로 깊이 사유하며 작업에 임한다. 또한 생각, 관념
에서 멈추지 않고 삶의 현장에서 작업을 진행하여 삶과 작업을 일치시킨다.
그렇기에 삶 속에서 결실을 맺은 작품들 하나하나에 작가 정동석의 인생이
담겨있다.
“내면의 그것은 우주이기도 하고, 신이기도 하고,
하나의 세계이기도 합니다.”
체험, 자신과 만나다
지금으로부터 수십 년 전, 작가는 20대 후반에 겪었던 한 체험으로 내면에
큰 변화를 맞는다. 사면초가와 같은 상황 속에서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던
1)
그는 마치 수행자들이 면벽(面壁) 을 행하듯, 자연스레 심신의 고통을 참아
내는 수행을 하게 된다. 가만히 앉아서 호흡을 조절하는 식의 선이 아니라
고통으로 인해 몸을 가누지 못하고 데굴데굴 구르는 등의 행동이었다. 그 때
방안을 구르며 작가는 내면의 ‘그’를 만난다. 영적인 존재일 수도, 신적인 존
재일 수도 있는 ‘내면의 그것’을. 이 체험을 통해 작가의 인생관과 작가관을
포함하는 모든 관점이 송두리째 바뀌게 된다. 지금도 그는 이 사건을 인생에
서 가장 중요한 전환점으로 꼽는다.
24 1) 면벽(面壁): 참선(參禪)하는 일. 참선할 때 주(主)로 벽을 마주하고 앉는 데서 나온 말
vol.43.indb 24 2017-06-02 �� 2:4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