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 - Korus Club 24권(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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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고향 기행
전남 해남
한반도 최남단 땅끝의 해남 달마산에 가면 산골짝 아래 넓은 들판과 오르기 힘든 달마봉 중턱에 난 ‘달마고도(達磨高道)’는 해발 300m 산
아름다운 다도해 바다를 만날 수 있다. 임진왜란때 이순신 장군이 13 허리께로 난 고지대 길이다. 그 높이를 굳이 비교하면 서울의 남산꼭
척의 배로 133 척의 일본 수군을 무찔렀던 유명한 명량 바다가 해남 대기(262m)쯤 되는데, 달마봉 아래 동서남북 산사면을 동그랗게 에
에 있다. 워싼 둘레길이다. 전혀 장비를 사용하지 않고 산등성 곳곳에 널브러
진 돌을 하나하나 손으로 주워 길섶에 쌓은 축대에 의지해 길을 냈다고
땅 끝 해남의 바다풍광 전망대라 불리는 달마산에 오르면 해남 땅과 한다. 맨손으로 쌓고 다진 이 길이 이렇듯 단단하고 아름다운 것은 참
진도 완도의 점점이 섬들이 두루 어우러진 풍광을 볼 수 있다. 동국여 으로 놀라운 일이다. 산길인 만큼 오르내림도 빈번하지만 어린이들도
지승람에 기록된 바로 인도에서 온 승려 ‘달마대사의 법신이 머물었다 무난히 걸을 수 있을만큼 걷기 쉽게 조성되어 있지만 17.74km나 되
고 한다. 니 부지런히 걸어도 7시간은 족히 걸린다. 다도해 섬과 바다, 해남 땅
의 정겨운 풍광에 매혹디어 걷는 ‘명품 길.’은 스위스알프스 산악하이
달마산 꼭대기는 공룡잔등의 돌기를 연상시키는 장장 5km의 톱날형 킹에 견줄 만하다.
상 바위능선이 이어진다. 이 산은 백두산에서 발원된 대간(大幹)이 태
백산 지리산 지나며 잦아들다 바다 앞에서 멈칫 선 형세의 두륜산(대 하늘로 고개를 치켜들면 금강산 1만2000봉을 상기시키는 수려하고
흥사를 품은 산)을 넘어 바다로 질주하다 땅 끝을 코앞에 두고 급히 솟 기묘한 바위능선이 시야를 압도한다. 한반도에서 이런 광경이 펼쳐지
아있다. 는 곳은, 아마도 여기뿐일까 한다. 시야를 가리던 수풀이 사라진 곳은
월출봉 고갯길을 구비구비 돌아서
나여기 찾아왔네 해남아가씨
구름도 내마음인양 그님모습 그리고
우슬재 산마루에 나의눈길 머무네
아~아~ 이내마음 부러울것 없어라
우물가 해남아씨 물 한모금 주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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